펠로시 전 美하원의장 "여성들이여 주먹 날리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이수민 2023. 3. 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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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발언하는 모습. 우상조 기자


여성 최초로 미국 연방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82) 하원의원이 “정치나 직장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여성들이라면 주먹을 날리기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펠로시 의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일터에서의 여성’ 포럼에 참석해 이렇게 말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여성들은 먼저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의견이 오갈 때 이는 곧 큰 힘이 된다”며 “여성이 더 많이 (사회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들은 당신이 왜 일을 맡으려 하는지, 왜 의회와 언론계·연예계·기업·세계에서 활동하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며 “왜 당신이 바로 그 시기에, 그 지위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가 생각해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월스트리트저널은 펠로시 자신으로선 미국 아동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해 왔다고 전했다.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시스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 ‘경기장 안의 사람’을 언급하며 “경기장 안은 거칠고 힘들다. 주먹을 얻어맞을 것에 대비해야 하며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주먹을 날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모가 직장에서 안심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육료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들이 출근해서 일에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며 “우리는 항상 가족을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전화가 올 때마다 신경 쓰게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미국 의회에서 ‘최초’ 수식어의 역사를 써왔다. 2003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당선되며 주요 정당을 이끄는 최초의 여성이 됐고 2007년 여성 최초 하원의장이 되면서 유리천장을 깼다. 미국에서 여성 하원의장은 현재까지 펠로시 전 의장이 유일하다.

2019~2023년 초에도 하원의장을 지내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두 차례 이상 맡은 몇 안 되는 정치인이이기도 한 펠로시는 2007년 미 의회 역사상 두 번째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공헌했다. 일본 정부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고 왜곡된 교과서 내용을 바르게 고치라는 입장의 결의안이었다. 2010년 오바마케어 입법 당시엔 오바마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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