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닮은 푸, 공포영화서 연쇄살인마로 변신… 홍콩·마카오 개봉 불발
곰돌이 푸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국 공포영화 ‘곰돌이 푸:피와 꿀’을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상영할 수 없게 됐다.
22일 BBC·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예정됐던 해당 영화의 홍콩 개봉이 물거품이 됐다. 영화 배급사는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개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곰돌이 푸는 원작 동화에서는 꿀을 좋아하는 친근한 이미지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는 도끼를 휘두르는 연쇄살인마다. 해당 영화는 올해 2월과 3월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먼저 개봉했다.
영화의 배급사인 ‘VII 필러스 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지역 팬들에게 “실망과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 “영화관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후 갑자기 상영을 취소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라이프레이크-워터필드 감독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화관 측은 이 영화를 상영하는 데 동의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모든 영화관이 상영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라며 “영화관 측은 기술적인 이유를 주장하지만, 기술적인 이유는 없다. 이미 전 세계적 영화관 4000여 곳에서 상영됐다. 그런데 홍콩 내 30여 개 스크린에서만 그런 문제가 생겼다”고 아쉬워했다.
곰돌이 푸는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금기’가 되고 있다. 시 주석에 반대하는 항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난 2013년 시 주석과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함께 걷는 모습을 호랑이와 곰돌이 푸 캐릭터와 비교하는 사진이 퍼진 게 계기가 됐다.
2018년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홍콩 ‘영화·신문·기사 사무소(OFNAA)’는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승인을 받았다면서, 검열로 인한 개봉 취소설을 부인했다. 홍콩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영화는 상영할 수 없는데, 이번은 그런 경우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이같은 영화 제작은 저작권 해제로 가능했다. 곰돌이 푸 동화에 대한 저작권은 지난해 1월 만료돼 푸가 공포 영화의 주인공으로 재해석될 수 있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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