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룰부터 MVP까지, 오타니가 시작해 오타니로 끝난 WBC 드라마

윤승재 입력 2023. 3. 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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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MVP에 선정된 오타니. 게티이미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시작해 오타니가 끝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그야말로 오타니를 위한 대회였다. 

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3 WBC 결승전에서 9회 말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32)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팀의 3-2 승리와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WBC는 오타니가 지배했다. WBC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타니가 이도류를 뽐낼 수 있는 '오타니룰(선발투수가 교체된 뒤에도 지명타자로 뛸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해 그에게 힘을 실어줬고, 오타니는 WBC의 기대대로 대회에서의 투타 겸업을 준비하며 야구팬들의 관심과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일본의 WBC 시작도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일본의 첫 경기인 중국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투타니(투수 오타니)'를 먼저 선보였고, 이후 타자로도 타석에 들어서 '타타니(타자 오타니)'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중국전서 오타니는 4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만 내주는 완벽투로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고, 타석에서도 2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이어진 10일 한국전에서도 2안타 맹타를 휘둘렀던 오타니는 12일 호주전에선 첫 홈런도 쏘아 올렸다. 비거리 120m, 타구 속도가 182km/h나 됐던 대형 3점포를 쏘아 올리면서 타타니의 활약을 기대한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후 15일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다시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4와 3분의 2이닝 2실점 짠물 투구로 또 한 번의 승리 투수가 됐다. 타석에서도 1안타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22일 WBC 결승에서 마지막 삼진을 잡아내고 포효하는 오타니. 게티이미지


준결승전부터는 그야말로 드라마를 썼다. 21일 열린 멕시코와의 4강전, 4-5로 패색이 짙던 9회 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2루타를 쳐내며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루를 돌아 2루로 뛰어가던 중 헬맷을 벗어 던지고 전력 질주한 그의 모습에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깨어났고,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이어진 결승전. 오타니가 드라마의 엔딩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당초 메이저리그 준비를 위해 준결승전 이후의 투수 등판이 불투명했던 그는 9회 말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불펜 등판했다. 3-2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선두타자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무키 베츠를 병살 처리하며 숨을 돌렸고, 이어진 트라웃과의 맞대결에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팀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만화 같은 드라마를 쓴 오타니는 대회 MVP에 뽑혔다. 총 7경기에 출전해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대회 최다안타와 득점 공동 1위에 오르며 MVP를 수상했다. 투수로 거둔 성적도 3경기 2승(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9와 3분의 2이닝 2실점) WHIP 0.72로 우수했다. MVP는 당연히 오타니의 몫이었다. 

오타니가 시작했고 오타니가 끝냈다. 이만한 드라마가 또 어디 있을까. 일본의 세 번째 우승, 14년 만의 대관식에 어울리는 드라마를 오타니가 만들어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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