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첩 이렇게나 많냐"던 尹…취임 후 첫 방첩사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령부)를 방문해 “적극적인 방첩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에 위치한 방첩사령부를 찾아 “지난해 11월 부대 명칭 개정 이후 방첩사령부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이 국군 방첩과 군사보안 업무를 맡는 방첩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방첩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31년만”이라고 설명했다.
방첩사령부와 사이버작전사령부의 주요 직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이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군사보안 태세가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산업체의 핵심기술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방산기밀 보호 활동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이버작전사령부로 이동해 업무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사이버작전센터를 찾아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이곳에서 윤 대통령은 “전후방이 없는 사이버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작전부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군의 사이버 작전을 언급하면서 “적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 중심의 수세적 개념에서 탈피해, 선제적·능동적 작전개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강조하면서 “국가 사이버안보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고, 우수한 사이버 전문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기 전 방첩사령부 방명록에 “보안이 생명이다”라는 문구를, 사이버작전사령부 방명록에 “사이버 전투 역량은 국가안보의 핵심”이라고 적었다. 두 기관의 업무보고 뒤 윤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자유 수호와 국가방위를 뒷받침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사전에 공지하지 않고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극도의 보안을 필요로 하는 두 곳의 기관 특성을 감안해 비공개로 일정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업무보고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 대통령실의 김성한 안보실장·김태효 안보실 1차장·임종득 안보실 2차장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다.
군의 방첩을 책임지는 부대는 6·25전쟁을 전후해 군별로 나뉘어 있다가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가 창설되면서 통합됐다. 보안사령부는 1991년 국군기무사령부로 개편됐지만, 문재인 정부 때 "기무사가 탄핵 국면에서 계엄을 검토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2018년 해체하고 안보지원사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기무사 시절 4200여 명이던 인력이 2900여 명으로 30% 이상 감축됐고, 임무 범위가 엄격히 제한돼 방첩 역량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보안·방첩 강화 기조와 함께 명칭 변경이 추진(2022년 11월 명칭 개정)됐고, 인원 및 조직 보강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일부 민주노총 관계자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의혹 수사 등을 두고 “나라에 간첩이 이렇게나 많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이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에게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라는 지령을 내렸다는 일부 언론 보도 등을 언급하며 한 말이었다고 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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