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수사에도 이재명 공소장에 없는 '428억 약정' 혐의

김종훈 2023. 3. 2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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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수사하겠다는 검찰... 민주당 "증거 못 찾았다고 검찰 스스로 인정한 것"

[김종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본격 수사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배임과 수뢰 혐의가 있다며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자 김만배씨가 이 대표 측에 자신의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 2, 3호 지분의 절반(428억 원)을 주기로 약정했다는 핵심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는 공소장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또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선 경선 자금 8억4700만 원을 남욱씨에게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기소 내용에서 빠졌다. 

검찰은 "보완이 필요하다 판단돼 428억 뇌물 약속 부분은 범죄사실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이 처음부터 엉터리 기소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22일 이 대표에게 배임과 뇌물, 이해충돌방지법 및 옛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대장동 사업이 본격 진행되던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이 대표가 민간사업자들로 하여금 7886억 원의 부당 이익을 취득하도록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배당이익 6725억 원 중 1830억 원만 배당받아 4895억 원의 손해를 보게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2013년 7월 민간업자들에게 직무상 비밀을 제공해 남욱씨 등 민간업자들이 21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도 이 대표에게 적용했다. 2014∼2016년 네이버와 차병원 등 성남시 내 기업들로부터 인허가 관련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133억5000만 원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된 수사팀을 전면 교체하는 등 관련 수사에 힘을 쏟아왔다. 그러면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를 제공받는 대가로 이 대표를 포함한 측근들에게 자신이 가진 지분(화천대유, 천화동인 1~3호)의 절반에 해당하는 428억 원을 주기로 약정했다고 보고 이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날 기소 결과만 놓고 보면, 이 대표가 성남시에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대장동 일당에게 특혜를 준 직접적인 동기로 지목된 '428억 약정설'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428억 약정 혐의, 왜 빠졌나?... "입증 못한 것"
 
 2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 연합뉴스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난 검찰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사업 전반을 보고 받고 승인한 것을 넘어 사업을 직접 설계하고 시행하도록 한 최종 책임자로 확인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28억 원 약정 등) 이익배분에 관한 협의가 있었고 이에 대한 보고가 이재명 대표에게까지 있었다는 걸 (공소장) 전제 사실에 기재했다"라고 밝혔다. 

기자들이 반복적으로 '428억 원 약정설'이 이 대표의 혐의로 포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캐묻자 이 관계자는 "공소사실을 전체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면서 "검찰은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그 부분 파악한 이후에 수사결과 따라 처분할 예정"이라는 답만 반복했다.

그러면서 "2019년 (이 대표 측이) 이익을 배분해 달라고 유동규를 통해서 김만배에게 요구하고 이 금액이 428억 원이라고 확인된다. 그 과정을 범죄사실로 적시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428억 원 약정설과 관련한 핵심 혐의를 이 대표에게 적용하지 못한 것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씨 등의 진술 외에는 구체적인 증거나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역시 관련 의혹을 부인 중이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공소장에 '428억 약정설'에 대해선 적시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마치 대장동 저수지에 돈 묻어둔 파렴치범인 것처럼 온 언론에 도배하고 당사 압수수색까지 하더니 결국 증거 하나 찾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추가 기소했다. 정 전 실장이 2010∼2018년 성남시 정책비서관으로 일하면서 배임 과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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