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에 잡힌 최악 황사…이 '누런 구름'이 한국 덮친다

22일 중국 베이징의 하늘을 뒤덮은 올해 최악의 황사가 23일 오후에 서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수준까지 치솟고, 일부 지역에서는 황사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천리안 2A호 위성이 포착한 황사의 모습. 만주 지역 등 한반도 북쪽에 걸쳐 황사가 넓게 퍼져 있다. 기상청

베이징시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22일 오후 1시 황사의 영향으로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는 최악인 6급 ‘엄중 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공기질지수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은 500㎍/㎥까지인데, 센터는 이날 베이징의 평균 AQI가 500㎍/㎥라고 밝혔다. 베이징에 황사가 덮친 건 지난 10일과 14일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다.

베이징에서 한 시민이 황사를 피하기 위해 고글과 마스크를 쓰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따라, 베이징시 기상대는 이날 오전에 황사 경보 2단계인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황사로 인해 베이징 하늘은 뿌옇게 변했고, 먼지를 피하기 위해 고글을 착용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미세먼지 농도도 오전 한때 ㎥당 150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넘어서는 등 기록적인 고농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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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위성에 포착된 황사 구름

천리안 2A호 위성의 대기질 영상. 노란색 영역이 황사 영향권이다. 기상청

황사는 대륙의 황토 지대에서 바람에 불려 올라간 다량의 흙먼지가 하늘을 덮고 떠다니다가 서서히 하강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21일부터 내몽골 고원과 고비 사막에서 황사가 발원해 베이징 등에 영향을 미쳤고, 22일에는 중국 북동부지역에서 추가로 황사가 발원했다. 기상청의 천리안 위성에서도 베이징에서부터 만주 지역까지, 한반도 북쪽의 넓은 영역에 걸쳐 황사로 인한 먼지 구름이 퍼져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황사는 23일 국내에 유입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22일까지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풍이 강했지만, 23일 전국에 비가 내리다가 오후에 비구름이 물러간 뒤부터는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황사가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비구름과 함께 저기압이 빠져나가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찬공기가 내려오는 기류가 형성되는데 찬공기는 무겁기 때문에 상층의 황사 입자를 지표면에 떨어뜨릴 수 있다”며 “오후에 황사가 유입될 경우 비가 그치지 않은 일부 지역에는 황사비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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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매우나쁨’…24일까지 영향 줄 수도

일본 히마와리 8호 위성이 촬영한 황사의 모습. RAMMB/CIRA/CSU

23일 오후부터는 황사의 영향으로 서쪽에서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23일 대부분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오후에 황사가 유입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인천과 경기 북부는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수준까지 오르겠고, 서울 등 나머지 수도권 지역과 충남·전북도 오후에 일시적으로 ‘매우나쁨’ 수준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황사의 영향은 2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24일에도 대부분 중부 지역과 일부 남부 지역에서 전날 유입된 황사가 잔류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종민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총괄예보관은 “발원지의 황사 강도가 강해서 국내에도 강하게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질이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가 안정적이어서 황사의 영향이 24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