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에서 영웅으로, '이승엽 평행이론' 무라카미 "세계 제일 이끈 홈런 기쁘다" [WBC]

윤승재 2023. 3.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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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쳐낸 일본의 무라카미 무네타카. 게티이미지


이승엽(47) 두산 베어스 감독과 소름 돋는 평행이론으로 일본의 우승을 이끈 무라카미 무네타카(23)가 우승 소감을 전했다. 

무라카미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3 WBC 결승전에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2회 말 동점을 이끄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일본의 3-2 우승에 견인했다. 

이날 무라카미는 2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홈런을 때려냈다. 미국 선발 메릴 켈리의 92.4마일(148km)의 포심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0-1로 끌려가며 처진 분위기를 동점포로 살려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라카미는 전날(21일) 준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극적인 역전 결승행을 이끈 바 있다. 당시 4-5로 끌려가던 9회 말, 무사 1, 2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무라카미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팀의 끝내기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전까지 무라카미는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 중심타선에 꾸준히 기용됐지만 타율 0.190(21타수 4안타) 0홈런 3타점 11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준결승전 끝내기 안타에 이어 결승전 동점홈런까지 쏘아 올리면서 일본의 우승 영웅이 됐다. 

이쯤 되니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이승엽 감독이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예선 7경기에서 타율 0.130(22타수 3안타)로 부진했고, 준결승 일본전에서도 초반 병살타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8회 결승 2점포를 쏘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고, 결승전서도 선제 2점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결승전 스코어도 3-2 승리. 이번 WBC에서의 무라카미와 똑 닮은 모습이었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5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일본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쓴 바 있다. 56홈런도 이승엽과 관련이 깊다. 이승엽은 2003년 5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무라카미도 56홈런 고지를 밟으며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와 스포니치 아렉스 등 다수 일본 매체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우승 확정 후 “1점을 먼저 내준 상황에서 빨리 따라가야 했다. 홈런으로 따라잡을 수 있어 기쁘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세계 제일(우승)과 연결된 홈런이라 의미가 깊다”는 취재진의 말에 “목표로 하고 있던 세계 제일이 됐기에 매우 기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대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대한 회한이었다. 무라카미는 “기쁜 감정도 있지만 분한 기분도 있다”라면서 “또 한 번 내 자신을 레벨업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라면서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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