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위해 곤충 먹어야" 학생 강제한 美교사 뭇매

기후 변화에 관한 과제 일환
벌레 먹어야 추가 학점 논란

미국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벌레 먹기' 과제를 내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 한 중학교 교사가 환경을 위해야 한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억지로 벌레를 먹이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네보의 중학교 교사 킴 커틀러(Kim Cutler)는 기후 변화에 관한 과제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벌레를 먹어보라고 시켰다.

킴 커틀러가 이러한 과제를 낸 이유는 소가 메탄가스를 배출해 환경오염의 주원인으로 꼽힌다며 대체 식품으로 벌레를 먹어보라는 취지였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학생들은 벌레를 먹은 뒤 '왜 미국인은 벌레를 먹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에세이 과제를 해야 했다. 곤충을 먹어야만 추가 학점을 주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억지로라도 곤충을 먹어야 했다.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이날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한 학생은 "우리는 벌레를 먹고 싶지도 않고 징그럽다. 소를 일상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보다는 적당히 개체 수를 조절하고 식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커틀러는 "너는 이를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 이번 수업에는 하나만의 정답이 있다"면서 "그건 미국인들이 대체 식품으로 벌레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학생의 어머니인 아만다 라이트(Amanda Wright)는 "커틀러 교사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제로 아이들에게 벌레를 먹게 했으며 다른 방법이 없냐는 학생들의 호소에도 이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논란이 이어지자 커틀러는 "벌레를 먹는 것에 대한 어떠한 단점도 알지 못했다.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학생들에게 다른 선택권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

또 학교 측은 "벌레는 식용 판매 사이트에서 구매해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면서 "많은 학생과 부모가 항의해 과제를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고 해명했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