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가장 높은 폐암… "초기에 수술하면 90%는 생존 가능"

오상훈 기자 2023. 3. 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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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80~90%의 환자들이 흡연 탓에 폐암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그런데 최근엔 흡연의 영향력이 60~70%로 감소했다. 이 빈자리는 미세먼지, 쿠킹흄(요리 매연), 라돈 등 방사선 물질에 의한 피폭 등의 발암물질이 차지했다. 비흡연자 폐암 환자들이 증가하는 까닭이다. 모든 암이 마찬가지겠지만 폐암은 일찍 발견했을 때와 늦게 발견했을 때의 생존율 차이가 크다. 암 중에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이지만 1기에 발견해서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하면 90%는 생존할 수 있다. 경희의료원 흉부외과 김동원 교수에게 폐암 수술에 관해 물었다.

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김동원 교수./사진=경희의료원 제공
-흡연자는 줄었는데 폐암 환자는 왜 늘었나?
폐암에도 종류가 있다. 암의 크기, 형태, 염색되는 양상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전체 폐암 중 10~15%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은 수술이 어려워 예후도 좋지 않다. 소세포폐암을 제외한 나머지는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발생 부위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그리고 대세포암으로 나뉜다.
흡연과 상관관계가 깊은 암은 편평상피세포암이다. 우리나라 폐암 환자 대부분이 해당했다. 그런데 요즘엔 20~30년 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선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요인들이 증가하고 진단 기법이 발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폐암은 왜 사망률이 높은가?
폐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다. 보통 침묵의 장기 하면 간을 떠올리는데 폐도 마찬가지다. 폐암으로 인해 기침이 나오거나 흉부 통증이 느껴질 정도라면 이미 암이 많이 진전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 폐는 주변에 모세혈관과 림프절이 많아 암이 주위 조직이나 장기로 쉽게 전이한다. 진단 당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사망률도 높다.

-폐암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엑스레이, CT 등에서 폐암의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실시한다. 조직검사는 객담에 암세포가 있는지 확인하는 객담세포검사, 기관지내 종양에서 조직을 얻을 수 있는 기관지내시경검사, 종양에 방사선을 조사하며 바늘을 꽂아 조직을 얻는 경피 바늘 조직검사 등이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폐암을 진단한 다음에는 병기와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PET-CT, 뇌 MRI, 뼈스캔 등을 실시한다.

-병기에 따른 폐암 치료법은 무엇인가?
폐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다. 보통 비소세포암 1기부터 3기 초반인 3a까지는 근치를 목적으로 수술을 실시할 수 있다. 1기에 수술을 받을 수 있다면 생존율은 80~90%에 이른다. 그런데 병기가 초기여도 환자의 폐기능이 너무 떨어져 수술 후 일상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적용한다. 환자가 고령이거나 다른 동반 질환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에는 침습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돼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추세다.

소세포암은 수술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 진전 속도가 빠르고 악성도도 높아서 1기라도 암이 아주 국소적일 때에만 수술하고 대부분은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적용한다.

김동원 교수는 “비소세포암 1~3a기는 근치를 목적으로 수술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경희의료원 제공
-수술의 목적은 무엇인가?
암세포가 퍼진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다. 사람의 폐는 오른쪽은 3개, 왼쪽은 2개의 덩어리(엽)로 이뤄져 있다. 해부학적으로 모두 분리돼 있다. 가장 기본적인 폐 절제술은 암세포가 있는 폐엽 전체를 절제하는 엽절제술이다. 그런데 병변의 크기나 위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정해진 구역을 절제해내는 구역절제술이나 한쪽 폐 전체를 제거하는 전폐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과거엔 폐를 절제하려면 겨드랑이 아래쪽을 20~30cm 정도 절개해야 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흉강경과 수술 도구가 들어갈 1~3개의 구멍만 뚫어도 수술할 수 있게 됐다. 절개창도 커봤자 4~5cm 정도다.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도할 수 있는 까닭이다.

-폐를 절제해내면 부작용도 심할 것 같은데?
수술하기 전 검사를 통해 수술 후 폐 기능을 예측하기 때문에 일상이 어려울 정도의 폐 기능 저하가 나타나진 않는다. 폐 기능이 감소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돌아온다. 폐엽 절제술의 경우 수술 후 6개월~1년 정도가 지났을 때 폐 기능 검사를 시행하면 수술 전 대비 80~90%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를 절제했기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 제일 흔한 게 호흡기 합병증인 폐렴이고 그다음이 폐의 일부가 팽창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쪼그라드는 ‘무기폐’다. 또 폐 주변 혈관과 기관지까지 절제하니까 수술 후에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수술 후 흉관을 삽입한다. 가슴에 관을 꽂으면 혈액, 흉수 등의 액체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면서도 흉강 내의 압력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폐암 수술에 있어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방사선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진전된 암이라도 선제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적용해서 병변이나 임파절 전이 암의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하면 예후가 훨씬 좋다. 이걸 위해 최근 폐암 치료에는 다학제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의료진들이 모여서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런 치료 방식이 보편화되면 더 적극적으로 수술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증상은?
이유 없이 계속되는 기침, 각혈, 호흡 곤란, 흉통 등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쉰 목소리가 계속되는 것도 폐암의 증상일 수 있다. 암이 전이된 임파절이 커져서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되돌이후두신경을 압박하거나 손상시키면 쉰 목소리가 지속될 수 있다.

-결국 조기 발견이 중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모든 암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폐암은 조기발견 했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가 크다. 엑스레이로 모든 폐암을 조기 발견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병변이 1cm 미만이거나 갈비뼈 등에 가려지면 안 보일 수 있다. 이러한 폐암을 발견하려면 저선량 흉부CT가 필요하다. 2019년 7월부터 국가 암 검진에 폐암이 추가됐는데 폐암 검진 대상자는 약 1만원에 저선량 흉부 CT를 찍어볼 수 있다. 폐암 검진 대상자라는 통지서를 받았다면 꼭 찍어보는 걸 권고한다.

김동원 교수는 “폐암 검진 대상자라는 통지서를 받았다면 저선량 흉부 CT를 찍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사진=경희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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