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막내'의 도전장... kt 내야 경쟁에 활력 불어넣는 류현인

유준상 2023. 3.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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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시범경기서 활약 중인 류현인, 올해 1군서 많은 기회 얻을 수 있을까

[유준상 기자]

JTBC <최강야구> '직관데이'가 열린 지난 19일, 만원관중으로 고척스카이돔이 꽉 들어찼다. 최강 몬스터즈가 올 시즌 처음으로 상대한 팀은 kt 위즈 퓨처스 팀이었다. 현장을 찾은 팬들의 관심은 이 선수의 출전 여부에 쏠렸다. 최강야구가 배출한 프로 선수이자 지난해 7라운드 70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은 내야수 류현인이 그 주인공이었다.

팬들의 바람과 달리 류현인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대신에 쟁쟁한 1군 선배들과 함께 경기를 뛰었다. 그는 같은 시각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서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사실 류현인이 고척돔에 오지 않고 1군 선수들과 동행한 것이 더 의미있는 일이었다. 만약 고척돔에 왔다면 방송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인사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었다. 더 많은 방송 분량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프로의 세계에서 '여유'를 찾을 수 없었다. 이강철 감독 등 1군 코칭스태프가 보는 가운데서 눈도장을 찍는 게 훨씬 중요했다.
 
 kt 내야 경쟁에 도전장을 내민 신인 류현인
ⓒ kt 위즈
 
공격, 수비에서 안정적이었던 류현인

류현인은 미국 애리조나서 열린 1군 스프링캠프에도 동행할 정도로 일찌감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13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에서도 첫 2연전이었던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1군 선수단을 따라다니며 실전 감각을 점검하고 있다.

6경기 모두 원정경기로 치러진 시범경기 첫 주가 끝나고 홈으로 돌아온 류현인은 20~21일 두산 베어스와의 2연전에서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공교롭게도 '최강 몬스터즈'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두산 이승엽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교체 출전한 20일에는 팀이 7-2로 앞서던 8회말 2사 1, 3루서 이상호 대신 대타로 나왔다. 볼카운트 1-2서 고봉재의 4구를 잡아당긴 것이 1루 쪽으로 굴러갔는데, 2루 베이스 커버가 늦어 1루수 양석환이 우왕좌왕했다. 그 사이 홈을 밟은 3루주자 송민섭, 1루주자 신본기, 타자주자 류현인까지 모두 살았다. 류현인과 kt에게 행운이 따른 장면이었다.

전날 '베테랑' 박경수가 주전 2루수였던 것과 다르게 21일에는 류현인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8번 타자 겸 2루수로 나선 그는 첫 타석부터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다. 2사 볼카운트 2-0서 상대 선발 최원준의 3구를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유리한 카운트에서 자신 있는 스윙으로 좋은 결과로 연결시켰다.

팀이 1-5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3루에서는 수비서도 힘을 보탰다.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류현인은 2루 쪽으로 땅볼 타구가 오자 주저없이 홈으로 공을 뿌렸다. 정확하고 빠른 송구에 스타트를 끊은 3루주자 김대한은 태그아웃됐다. 어려운 수비는 아니었어도 '기본기'에 집중해 실점을 막았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 이닝에서는 안타까지 추가했다.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이승진의 2구를 잡아당겨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불규칙 바운드가 크게 튀어 2루수 이유찬이 잡지 못했다. 류현인의 안타를 기점으로 분위기를 살린 kt는 7회말에만 4점을 뽑아내며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이날 류현인의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패배 위기서 벗어난 팀도 5-5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팬들뿐만 아니라 구단도 류현인의 등장이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 kt 위즈
 
kt 내야의 '뉴페이스'로 거듭날 수 있는 류현인

시범경기 성적(15타수 5안타 타율 0.333 2타점)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시범경기에서는 주전급 선수들보다 1군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의 가능성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 류현인 역시 정규시즌이 개막한 이후 지금처럼 매일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변화구 대처 능력, 깔끔한 송구 및 포구를 위한 수비 능력 향상 등 다듬어야 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다만 kt가 류현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신인드래프트서 비교적 늦게 이름이 호명된 것에 비하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꽤 많은 기회를 얻었다. 단순히 <최강야구>에서의 인지도 때문에 그를 중용한 게 아니었다.

또 한 가지, 류현인은 팀에 필요한 자원이다. kt 내야진의 구성을 감안했을 때 '뉴페이스'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특히 2루수 자리를 놓고 박경수의 뒤를 이을 선수를 확실히 찾지 못했다. 신본기, 오윤석, 장준원 등 대안이 없진 않지만 대부분 수년간 프로 무대를 경험했다. 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kt가 '신인' 류현인의 성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어쩌면 1군에 데뷔하는 시점이 생각보다 빨라질지도 모르겠다. 벌써부터 적잖은 팬들이 그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장만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최강야구 막내'서 '마법사 군단 내야의 뉴페이스'로 거듭난 류현인의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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