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가슴, 미용뿐 아니라 장기 기능에도 문제… 내시경으로 금속막대 넣어 교정 가능"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3. 3. 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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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톡톡_ 박형주 강남나누리병원 원장
방치하면 장기 압박, 다양한 문제 유발해
복합 기형 잡는 '샌드위치 수술법' 개발
뼈 자르지 않아 상처 작고 출혈량도 감소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 계속 고민할 것

 

'오목가슴'은 가슴뼈가 완만하지 않고 일부가 움푹하게 들어간 흉벽기형의 일종이다. 인구 1000명당 1명꼴로 확인될 만큼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함몰된 가슴뼈가 심장이나 폐를 압박하면 호흡곤란과 함께 운동능력이 저하될 위험이 있으며 외관상 문제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목가슴 수술 명의 강남나누리병원 흉부외과 박형주 원장을 만나 오목가슴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강남나누리병원 흉부외과 박형주 원장은 “오목가슴으로 인해 장기가 압박을 받으면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조기에 검사를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오목가슴이란?

가슴뼈가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상태로, 가슴뼈가 앞으로 돌출된 새가슴과 정반대 형태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태아의 뼈가 형성되는 시기에 발생하는 연골 성장 문제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련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아직 연구 단계며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대부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다. 특히 중등도 이상 오목가슴은 일반인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확연하게 증상이 드러난다. 이외에 오목가슴으로 인해 장기가 압박을 받으면서 장기 기능 문제에 의해 여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발견 시기는 환자마다 다르다. 비중으로 보면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지만, 오목가슴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치료시기 놓쳐 성인이 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한쪽 가슴뼈만 함몰된 경우도 있나?

지난 20여 년간 진료해온 5000명 이상 환자들을 여러 형태로 세분화한 결과 비대칭형이 약 40%를 차지했다. 내부 장기 특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 방법은?

오목가슴은 최소 침습 흉벽 기형 교정술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 교정용 금속막대를 뼈 밑으로 넣어 뼈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1998년 미국 도널드 너스 박사에 의해 처음 고안됐다. 뼈를 제거하거나 잘라서 맞추는 과거 방식과 달리 상처를 매우 적게 내고 효과도 좋다. 수술 방법 또한 비교적 간단하며 출혈량 역시 줄일 수 있다.

―직접 수술법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최소 침습 흉벽 기형 교정술을 국내에서 처음 시행할 때만 해도 자체적으로 수술 장비를 개발하고 수술 중 확인되는 문제점들 또한 직접 해결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수술법과 수술 장비들을 개발하게 됐다. 예를 들어 심장을 건드리지 않고 안전하게 교정용 금속막대를 삽입하기 위해 흉강 내시경으로 내부를 살피면서 함몰된 가슴뼈에 나사를 삽입해 들어 올린 뒤, 공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교정용 금속막대를 넣는 수술법을 고안했다. 또한 가슴에 삽입한 교정용 금속막대가 유지 기간 동안 고정되지 않고 위치가 바뀌거나 뒤집어지는 문제를 확인한 후 여러 각도에서 들어간 각 교정용 금속막대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나로 연결하는 장치를 개발·사용하게 됐다.

―샌드위치 수술법이란?

환자들 중 오목가슴과 새가슴이 복합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오른쪽 가슴뼈는 함몰되고 왼쪽 가슴뼈는 돌출된 식이다. 이 경우 가슴뼈를 위에서 누르는 동시에 아래에서 올려줘야 한다. 샌드위치 수술법은 함몰된 가슴뼈를 올려주고 돌출된 뼈를 누르기 위해 교정용 금속막대를 가슴뼈 안쪽·바깥쪽에 삽입하는 방법이다.

―오목가슴을 방치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장기가 압박을 받으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호흡기가 영향을 받을 경우 감기나 폐렴에 잘 걸리고, 쉽게 숨이 차다보니 운동능력 또한 떨어진다. 혈액 순환 문제로 만성 두통을 호소하는가 하면, 흉통을 느끼고 부정맥 증상이 있는 환자도 있다.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신체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오목가슴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외관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크다. 수영장·대중목욕탕 등과 같이 신체가 드러날 수 있는 장소나 상황 자체를 기피한다. 옷차림에도 항상 신경을 쓰게 되며, 오목가슴 때문에 자존감이 저하되고 사회 활동에 제약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1999년부터 흉벽기형을 치료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치료해야 할 환자가 많고, 기존에 수술을 통해 교정용 금속막대를 삽입한 환자는 제거하는 수술까지 진행해야 한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법을 개발하고 다양한 학술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박형주 원장은
순천향대병원·고려대병원을 거쳐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임상과장을 역임했으며, 올해 3월부터 강남나누리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오목가슴 수술을 시작해 지금까지 6500례 이상의 흉벽기형 수술을 집도해왔고 ‘Park’s Technique’ ‘샌드위치 수술법’ 등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앞으로도 많은 흉벽기형 환자를 치료하고, 다양한 치료법을 연구·개발하는 데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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