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도로공사, 11년 만에 PO서 만났다

양형석 2023. 3. 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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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3일부터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미리보기

[양형석 기자]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과 3위 도로공사가 챔프전 티켓을 걸고 맞대결을 벌인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김종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오는 23일부터 3전 2선승제로 열리는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챙기는 팀은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챔프전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현대건설과 도로공사는 지난 2006-2007 시즌과 2011-2012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만나 두 번 모두 현대건설의 2연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2006-2007 시즌은 말할 것도 없고 2011-2012 시즌 역시 이미 10년도 더 지난 과거의 이야기다. 정규리그에서는 현대건설이 승점 10점 차이로 앞섰지만 쉽지 않은 중위권 경쟁의 승자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도로공사의 저력도 결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후반기 주춤한 현대건설은 봄에 살아날까
 
 몬타뇨가 주공격수 역할을 해주면 현대건설은 플레이오프를 훨씬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
ⓒ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지난 2021-2022 시즌이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정규리그 31경기에서 28승 3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며 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을 때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즌이 조기 종료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2021-2022 시즌 우승이 아닌 '정규리그 1위'라는 반쪽 짜리 영광 밖에 얻지 못한 채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에도 개막 후 파죽의 15연승을 달리며 지난 시즌의 영광을 재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적수가 없어 보였던 현대건설은 시즌 중반 주공격수 역할을 해주던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전반기 18경기에서 16승 2패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야스민이 빠진 후 시즌 마지막 16경기에서 6승 10패로 부진하며 흥국생명에게 정규리그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현대건설은 회복을 기다렸던 야스민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임시교체선수로 영입했던 이보네 몬타뇨로 봄 배구를 치러야 한다. 몬타뇨는 현대건설 합류 후 10경기에서 38.54%의 성공률로 180득점을 기록했는데 외국인 선수가 경기당 평균 18득점에 그친 것은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다. 다만 중남미 선수 특유의 탄력과 운동능력을 갖춘 몬타뇨가 김다인 세터와의 호흡만 원활하면 플레이오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양효진과 이다현으로 이어지는 미들블로커 콤비가 플레이오프에서도 위력을 떨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아웃사이드히터 정지윤이 플레이오프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38.64%의 성공률로 337득점을 기록한 정지윤이 서브리시브에서 팀의 구멍이 되지 않고 어느 정도 버텨 주면서 토종거포 역할을 해준다면 현대건설이 한층 유리하게 시리즈를 끌고 갈 수 있다.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은 지난 시즌 팀에 부임하자마자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고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봄 배구가 취소됐기 때문에 이번 플레이오프는 강성형 감독의 봄 배구 데뷔전이 된다. 이도희 전 감독의 부임 첫 해였던 2017-2018 시즌 이후 5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는 현대건설의 봄 배구 성적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경험의 힘'으로 6번째 챔프전 도전
 
 노장 선수가 즐비한 도로공사에서 공배급을 담당하는 야전사령관은 주전 선수들 중 가장 어린 이윤정 세터다.
ⓒ 한국배구연맹
 
배구팬들이 도로공사를 이야기할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선수들의 많은 나이다. 실제로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캐서린 벨을 포함해 주전 7명 중 이윤정 세터와 박정아(오는 26일 만 30세 생일을 맞는다)를 제외한 5명이 만 30세가 넘는다. V리그 최고령 선수 정대영(1981년생)을 비롯해 V리그 원년에 입단한 임명옥 리베로(1986년생), 이제 베테랑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배유나(1989년생)까지 도로공사에는 노장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매 시즌 '한계'라는 평가를 들어왔던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치열한 3위 다툼의 꼭대기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시즌을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 캣벨은 경기당 평균 20.89득점을 올리며 도로공사의 주공격수로 제 역할을 해줬다. '클러치박' 박정아도 이런 저런 부상으로 4경기에 결장했음에도 2018-2019 시즌에 이어 프로 데뷔 후 두 번째로 500득점을 돌파했다.

공격을 주로 캣벨과 박정아에게 맡기는 도로공사의 최대강점은 역시 견고한 수비와 높은 블로킹이다. 도로공사는 정규리그에서 임명옥 리베로와 문정원이라는 걸출한 수비콤비를 앞세워 49.31%라는 높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블로킹 부문에서 각각 2, 3위를 기록한 배유나와 정대영(이상 세트당 0.77개)을 앞세운 높이에서도 세트당 2.82개로 팀 블로킹 부문 1위에 올랐다.

도로공사의 양쪽 날개 포지션에는 주전선수 박정아와 캣벨, 문정원 외에도 전새얀과 이예림, 김세인 등 가용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정대영, 배유나의 미들블로커와 임명옥이 지키는 리베로, 이윤정이 책임지는 세터는 주전이 흔들리면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 특히 프로 2년 차 이윤정 세터가 리그 정상급 세터로 성장한 김다인 세터와의 대결에서 흔들린다면 도로공사는 큰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도로공사는 김종민 감독이 부임한 후 3시즌 동안 우승 한 번과 준우승 한 번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 후 3번의 시즌 동안에는 한 번도 봄 배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도로공사 입장에서도 이번 플레이오프는 4년 만에 나서는 봄 배구 나들이다. 노장 선수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넘어 프로 출범 후 6번째로 챔프전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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