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클린스만 감독 ‘소통 리더십’

김명석 2023. 3.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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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21일 오전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축구국가대표 훈련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선수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파주=김민규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부임 후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소통’이다. 취임 기자회견 때도, 소집 첫 훈련을 앞두고도 선수단과 소통을 가장 강조했다.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선수들과 직접 만나 귀를 기울이겠다는 게 그의 한결같은 자세다.

그동안 주로 오후에 진행되던 대표팀 소집 훈련 시간을 오전으로 바꾼 배경에서도 선수단과 소통 의지가 읽힌다. 클린스만 감독은 20일 대표팀 훈련 시간 변경과 관련해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오후에 부분 전술 훈련을 할 수도 있고, 훈련이 없다면 선수들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선수단과 거리를 두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향후 자신이 만들어가야 할 축구에 대해서도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방향성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첫 소집 당시 선수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면서 “지금 당장 변화를 가져가기는 어렵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 등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만나 들어보고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령탑으로서 팀을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단적인 결정보다는 꾸준한 소통을 통해 함께 방향을 만들어가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매일 배우는 과정”이라는 그의 표현처럼 한국에 대한 이해가 아직은 부족한 상황인데, 적극적으로 선수들과 소통을 통해 방향성을 잡아가는 건 실수를 줄이는 과정이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21일 오전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축구국가대표 훈련에 앞서 자전거를 타는 손흥민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파주=김민규 기자

클린스만 감독이 소통을 강조한 건 소집 첫날만이 아니었다. 앞서 취임 기자회견 때도, 대한축구협회(KFA) 지도자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는 늘 자신을 낮추면서 선수단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KFA 지도자 콘퍼런스 당시 “감독은 선수들이 어디에 있더라도 어떤 심리 상태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 무엇이 문제이고, 문제가 어디서 오는지도 알아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목표를 이해시키고 동기부여를 불어넣는 게 중요하다.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이겨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가장 자주 언급한 건 소통이었다. 그는 “감독으로서 항상 선수에게 맞춰가야 한다.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고 접근할 것”이라며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직접 소통하면서 선수들에 대해 잘 알게 될 것이고, 동기부여와 격려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클린스만 감독이 이른바 ‘불통’으로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띄는 변화다.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 시절 그는 구단과 상의도 없이 개인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사임을 표명했다가 논란이 일었는데,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감독 시절 ‘전술적인 지시가 없었다’는 필립 람의 폭로가 나온 것 역시 훈련 과정에서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전과 달리 이번 한국 대표팀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21일 오전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축구국가대표 훈련에 앞서 선수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 파주=김민규 기자

입국 일정으로 늦게 합류한 손흥민은 "짧은 이야기를 통해 감독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지, 또 얼마나 선수들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훈련을 진행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 같다"고 기대했다. KFA 관계자는 “식사 자리에서도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많은 대화를 나누도록 하셨다”면서 “스태프들에게도 ‘방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상의할 게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오라’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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