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이전에 국민타자 “WBC 실력으로 졌다, 야구인으로서 죄송”
윤승재 2023. 3. 22. 05:30
“실력으로 졌다. 야구인으로서 죄송하다.”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행 소식에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한국야구를 걱정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승엽 감독은 “WBC 대회를 챙겨보고 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하다. 오늘도 일본과 멕시코의 준결승전을 보면서 경기장에 왔다”라고 답했다.
경기를 준비해야 하기에 경기를 끝까지 볼 순 없었다. 다만 일본이 7회 말 요시다 마사타카의 동점 홈런으로 3-3을 만든 것까지는 지켜봤다. 이승엽 감독은 “일본이 지고 있었는데 요시다가 3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더라. 단기전은 진짜 모르는 거라는 걸 다시 느꼈다”라며 놀라워 했다.
두산과 이승엽 감독이 훈련에 매진하던 사이, 멕시코에게 2점을 더 내주며 끌려가던 일본은 9회말 오타니 쇼헤이의 2루타와 곤도 켄스케의 볼넷,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2타점 2루타로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이전까지 타율 0.190(21타수 4안타) 삼진 11개로 부진하던 무라카미가 마지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일본이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 소식은 이승엽 감독의 귀에도 들렸다. 일본의 결승행 소식을 들은 이 감독은 “(줄곧 부진했던) 무라카미가 결국 해낸 것 같다. 대단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일본의 결승행에 대해 “우리도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승엽 감독은 앞서 취재진에게 WBC 홈런왕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2006년 초대 대회에서 5개의 아치를 그려낸 바 있다. 단일 대회 5홈런, 이승엽 감독이 세운 이 기록은 무려 17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2017년 4회 대회에서 블라디미르 발렌틴(네덜란드)이 4개를 쏘아 올리며 이승엽의 기록에 바짝 다가섰으나 어깨를 나란히 하지는 못했다. 2023년 4개의 홈런을 때려낸 트레이 터너(미국)가 17년 묵은 대기록에 다시 도전한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의미가 없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오히려 그는 “마음이 무겁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대기록 관련해서 큰 의미는 없다. 한국 대표팀이 세 번 연속 실패를 겪은 것이 안타깝고, 야구인으로서 죄송하다는 생각이다”라며 한국야구를 더 걱정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2006년 준결승, 2009년 준우승의 영광을 뒤로 하고, 2013년, 2017년, 2023년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번 대회에선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에 패하며 분위기가 꺾였고, 숙적 일본에겐 콜드게임 패 위기까지 가는 대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체코와 중국을 차례로 꺾으면서 체면 치레를 했지만 이미 탈락이 확정된 뒤였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부진이 길어지면 우리 대표팀이 다른 나라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박힌다”라며 한국야구를 걱정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명백하게 실력으로 졌다. 다음 대회땐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마음이 무겁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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