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거부하는 윤 대통령, 2030년 대한민국 위험해진다 [소셜 코리아]

오기출 입력 2023. 3. 2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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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코리아] 발등에 불 떨어진 기업들, 탄소 국경세 대책 요청... 기후전략·기후세력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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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출]

 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3.1.1
ⓒ 연합뉴스
 
작년 12월 20일 블룸버그는 기후가 무역의 핵심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산업계 싱크탱크인 기후리더십위원회(CLC)의 그레그 베르텔센 회장은 기후를 무역의 지렛대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글로벌 시장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2022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상품의 국제적인 이동에 기후 정책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기후와 온실가스에 무심했던 20세기 무역 교리가 바뀐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 변화를 거부하는 우리나라다.

국내 산업계는 일관되게 온실가스 규제를 반대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 공청회에서 대한상공회의소는 "온실가스를 규제 위주로 접근하면 투자 위축과 수출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2021년 8월 문재인 정부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기준 40%로 정하고, 산업 부문에서 14.5% 감축한다고 발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에 대해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목표이고, 기업의 해외 이전을 부추길 것"이라고 반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주요 제조업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기존 산업 부문의 14.5% 감축은 할 수 없고, 5%만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최근에 알려졌다. 산자부의 입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원조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인터뷰에서 "산업계와의 논의 절차가 없었기에 NDC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산업계와 정부는 온실가스 규제를 현실을 무시한 공상으로 여기는 것 같다.

산업계가 기후 정책에 대해 반발할 수는 있다. 문제는 정부와 정치다. 작년 12월 유럽연합이 탄소국경세(CBAM)에 합의했을 때 유럽 철강 산업계가 반발했다. "수입 철강에 탄소국경세가 붙으면 유럽 철 가격이 상승해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유럽연합 의회는 "철강산업계가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탈탄소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거나 탄소국경세 법조문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기후 목표를 낮추고, 유럽연합은 강화한다.우리나라 정부의 태도가 개별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까? 글로벌 시장에서 온몸으로 탄소국경세를 맞아야 하는 개별 기업들 사정은 어떨까?

작년 11월 '국회 1.5℃ 포럼'에 참여한 포스코 탄소중립 담당 임원은 "우리나라 철강기업들이 유럽연합에 2021년에 43억 달러(약 5조 6천억 원)어치를 수출했는데, 탄소국경세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유럽연합 철강회사들은 지난 30년 동안 탈탄소를 준비한 반면 포스코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저탄소 철을 만들려면 수소 환원 공법을 도입해야 하는데 그 비용만 68조 원이 든다고 한다. 그는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 "탄소중립이 경쟁력에 긍정적"
   
 지난해 12월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세(CBAM)에 합의했다. 사진은 로베르타 메솔라 유럽의회 의장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열린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는 장면. 유럽의회 회기는 이날부터 16일까지다. 2023.03.14
ⓒ 이준호
 
이런 사정은 포스코만이 아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탄소국경세 대상 기업들은 정부 대책을 요청하고 있다. 이 기업들에 탄소국경세는 살고 죽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7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온실가스목표관리제 대상기업 400곳을 조사했는데 그중 68.8%가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작년 동일 조사 때는 34.8%였는데 단 1년 만에 탄소중립이 대세가 되었다. 정부와 경제단체의 무심함과 달리 상품을 팔아야 살 수 있는 개별기업들에 기후정책은 절박한 현실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어떤 해결 방안을 내놓고 있을까? 2월 16일 산자부는 '철강산업 발전 원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저탄소 철강, 수소 환원 제철 등에 24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실은 68조 원이 필요한데 정부 대답은 2400억 원이다. 정말 미미하다. 이는 철강산업의 어두운 미래를 예고한다.

탄소국경세 대상인 알루미늄,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고탄소 제조업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2022년 지구촌 GDP의 1.2%인 1조 1천억 달러(약 1430조 원)가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되었다 한다. 우리나라 2023년 에너지 전환 예산은 1조 2천억 원으로 GDP의 0.05%다. 지구촌 투자의 1천분의 1도 안 된다. 기후정책이 보이지 않는 나라다.

이처럼 기후정책의 부재가 계속되면 2030년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수출 붕괴와 해외 탈출로 일그러진 모습이 어른거린다. 이를 바꿀 신뢰할 만한 경로는 지금 보이지 않는다. 제조업과 수출에 의존해 온 대한민국은 위험하다.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벗어날 길은 있을까? 그 길은 기후 전략과 기후 세력화로 출발할 수 있다.

전략은 대담한 목표, 정의로운 원칙, 다양한 방법에 근거해야 한다. 우선 탈탄소는 대담해야 한다. 문제가 크다면 해결책도 커야 기업과 시민들이 믿는다. 우리나라도 매년 GDP의 1.2%를 투입해야 지구촌 평균에 겨우 도달한다. 아울러 탈탄소 산업 전환과 극단적인 기후 위기로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 노동자, 지역 주민들을 지원해야 한다. 이것은 기후 정의다. 기후 해법은 태양광과 같은 에너지 전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효율화, 토양 회복을 통한 온실가스 흡수, 녹색 도시, 기후 교육 등 100가지도 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아울러 전략을 실행할 기후세력화는 필수다. 정치의 기후세력화도 필요하나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녹색공동체도 필수다. 아파트, 마을, 직장이 문제해결을 위해 녹색공동체를 만드는 데 정부와 정치는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기후 전략과 기후 세력화가 없는 우리나라는 현재 전략적 위기다. 탈탄소 무역교리를 무시하고 고립된 갈라파고스로 갈 것인지, 아니면 다시 회복할지 선택할 때다. 당연히 대담하고 정의로운 기후 정책으로 살길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기출 / 푸른아시아 상임이사(소셜 코리아 운영위원)
ⓒ 오기출
   
*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 겸 <소셜 코리아> 운영위원은 경제학을 전공하고 1997년부터 기후위기 현장에서 기후난민들의 자립을 지원해온 기후운동가입니다.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ICE)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유엔사막화방지협약 CSO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관심 영역은 ▲무역에 온실가스가 포함되면서 구성되는 세계질서 변화 ▲기후위기와 인권, 식량, 전쟁, 테러의 상호 관계 ▲기후위기로 땅, 공동체가 붕괴된 마을 공동체의 자립과 생태복원입니다. 주요 저서로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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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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