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선한 영향력?

입력 2023. 3. 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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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 중 '선한 영향력'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선한 영향을 강조하다 보면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비난을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왜일까요.

더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모임을 주선하고 뭔가를 시도하는 이들에게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숨겨진 욕심을 보는 것은 저만의 잘못된 생각일까요.

그런 의미에서 앨런 크라이더의 '초기 교회와 인내의 발효'는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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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 중 ‘선한 영향력’이란 말이 있습니다. 나쁜 영향력보다는 나은 것이니 좋은 것이지요. 그러나 선한 영향을 강조하다 보면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비난을 받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왜일까요.

종종 교회가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역설하는 이들을 봅니다. 그런데 저는 우려가 됩니다. 세상이 교회를 경계하는 오늘의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꿈일 뿐입니다. 더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모임을 주선하고 뭔가를 시도하는 이들에게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숨겨진 욕심을 보는 것은 저만의 잘못된 생각일까요. 선한 영향력보다 더 선행해야 할 것이 있지 않을까요.

선한 영향은 캠페인 하듯 거창하게 벌이는 행사를 통해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선한 영향은 있는 듯 없는 듯 소리 없이 조용합니다. 영향을 미치려고 하지 않았음에도 전달되는 것이 선한 영향입니다. 영향을 미치려고 작정하면 이미 그것은 선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상대방을 지배하려는 권력 의지로 왜곡됩니다. 영향을 받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지배요 억압일 뿐입니다.

근대 유럽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식민지에 교회를 세우고 사람들을 교회로 모았을 때 그건 선한 영향이 아니었습니다. 힘을 앞세운 강요이자 억압이었습니다. 후에 식민지들이 독립했을 때 오히려 자신들이 받았던 강요된 영향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마음 아픈 일입니다.

선한 영향이란 감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식으로 서서히 감동을 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앨런 크라이더의 ‘초기 교회와 인내의 발효’는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앨런 크라이더가 로마시대 교회를 연구해 우리에게 주는 충고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인내입니다. 그는 1세기 로마제국의 성도는 미미한 숫자였으나 4세기 초에는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가 공인될 정도로 확장된 데 주목했습니다. 어떻게 교회가 성장했을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열정적 복음 전도에서 그 해답을 찾습니다만 앨런 크라이더는 초기 교회 문헌들을 조사해 당시 교부들은 전도를 거의 입에 올리지 않았음에 주목했습니다. 오히려 당시 교부들은 박해 상황에서 인내할 것을 가장 강조했습니다. 인내는 당시 최고의 덕목이었습니다. 참고 견디면서 믿음을 지켰습니다.

둘째는 그리스도인다운 삶입니다. 당시 성도들은 환난을 받으면서도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고 이것이 소리 없는 감동, 즉 선한 영향을 줬다고 했습니다.

셋째는 성령님의 역사입니다. 성령님께서 성도들의 인내가 제국 안에서 발효되게 하셔서 복음이 퍼져나가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치고 싶은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굴뚝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진정으로 선한 영향이 되려면 먼저 우리 안에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먼저 우리를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을 앞세워 세상 권력과 부를 지향하거나 교회를 사유화하는 태도를 버려야 하겠습니다. 주님을 두려워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겸손하고 진실하고 조용해야 하겠습니다. 말이 아닌 그리스도인다운 삶으로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성령님은 선한 영향이 세상에 흘러가도록 물꼬를 열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이 우리를 통해 선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끝까지 모를 것이고, 스스로 영광을 얻으려 하지 않고 하나님만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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