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사태에 1.5조 날린 사우디 은행..."보유자산 0.5%도 안 돼 영향無"
크레디트스위스(CS)의 최대 주주였던 사우디국립은행(SNB)이 최근 투자금의 80%인 1조5000억원의 손실을 안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SNB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로 CS에 약 15억 달러(1조9000억원)를 투자했으나 전날 CS가 UBS에 인수되며 상당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스위스 당국은 CS가 발행한 170억 달러(약 22조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AT1)을 전액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미래 가치가 떨어질 것을 기정사실로 해 현재 가치도 떨어졌다고 간주하고 재무상 손실로 처리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CS는 지난해 가을 투자자들로부터 40억 스위스프랑(약 5조6300억원)을 유치했다. 특히 사우디는 지난해 금융산업 강화 차원에서 CS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9.9%의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매입 단가는 주당 3.82 스위스프랑이었다. 하지만 UBS의 CS 인수 이후 SNB는 매입 단가의 약 20%인 주당 0.76스위스프랑만 받을 수 있게 됐다.
SNB 외 카타르 국부펀드(QIA), 사우디 재벌 올라얀 가문도 CS에 투자했다가 수십억 달러를 손해 본 것으로 파악됐다. QIA는 CS 2대 주주로 6.8%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NB 측은 지난 20일 “지난해 연말 기준 전체 보유자산 가운데 CS 지분의 비중은 0.5%도 안 된다”면서 “규제자본 측면에서 봤을 때 수익성에 전혀 영향이 없다. 성장계획과 올해 실적 전망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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