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강점은 파트너십"...위기 넘은 킴콩 듀오, 이제 시선은 올림픽

안희수 2023. 3. 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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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희용아! 네 덕분이야." 
"언니, 오래오래 함께해요."

쾌거를 이루고 금의환향한 '킴콩 듀오'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 공희용(27·전북은행)이 서로를 향해 전한 감사 인사다. 두 선수는 이제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보고 있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국가대표 김소영-공희용 조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3 전영오픈' 결승전에서 같은 한국 대표팀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 조를 2-0(21-5, 21-12)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영오픈은 1899년 시작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국제대회다. 세계랭킹 6위 김소영-공희용 조는 최고의 무대에서 연달아 강팀을 잡았다. 

8강에선 랭킹 1위 천칭천-자이판(중국) 조와 혈투를 치른 끝에 2-1로 신승을 거뒀고, 4강전에서도 세계랭킹 3위 장수셴-정위(중국) 조를 제압했다. '집안싸움'으로 펼쳐진 결승전에선 상대 전적(2전 2패)에서 밀렸던 이소희-백하나 조까지 이겼다. 한국 복식 조가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7년 장예나-이소희 조에 이어 6년 만이다.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소영은 "아직도 (금메달 획득이) 믿어지지 않는다. 우승 소감을 몇 번이나 얘기해도 기쁘다"며 웃었다. 공희용도 "정말 큰 대회(전영오픈)에서 큰 타이틀을 얻었다. 영광이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승부는 역시 천칭천-자이판 조와 치른 8강전이다. 김소영은 "랭킹도 밀리고, 패전도 많았던 상대였다. '우리의 플레이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욕심과 조바심을 내지 않은 게 승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승리 뒤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2게임에서 앞서고 있다가 역전당했고, 3세트도 추격을 허용하며 듀스 승부를 펼쳤다. 안도감에 울컥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며 존재감을 알렸다. 공격적인 공희용, 노련한 김소영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선전하는 모습이 주목받았다. 이후 팬들으로부터 '킴콩 듀오'라는 애칭을 얻었다.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슬럼프를 겪었다. 올해 첫 대회였던 말레이시아오픈에선 8강, 이어 출전한 인도오픈에선 16강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위였던 랭킹도 6위까지 떨어졌다. 

두 선수는 눈앞 성적보다 정상적인 경기력을 되찾는 게 우선 과제라고 여겼다. 그리고 전영오픈을 통해 재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김소영은 "최근 몇 달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결국 심적 부담을 내려놓고, 초심을 돌아봤다.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공희용도 "침체기를 겪으며 배운 게 많았다. 이번 전영오픈 우승은 위기를 극복하고 해냈기 때문에 더 값진 것 같다"고 했다. 

두 선수는 귀국 인터뷰 내내 눈을 마주치며 웃어 보였다. 공희용은 '언니' 김소영의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킴콩 듀오만의 강점을 묻는 말에 김소영은 "파트너십이 아닐까. (서로 믿기 때문에) 박빙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며 웃었다. 2019년부터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이번 전영오픈까지 197경기를 함께 치렀다. 

오는 5월,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예선전이 시작된다. 김소영과 공희용도 다음 목표를 향해 다시 뛴다. 김소영은 "배드민턴을 향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 응원을 정말 많이 받았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파리 올림픽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희용도 "이번 전영오픈에서 우리의 경기력을 조금은 되찾은 것 같다. 소영 언니와 함께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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