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도 골프장 회원권값 ‘高高’… 실수요자 몰린다

정대균 2023. 3.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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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예상 깨고 이례적 상승행진
특히 대기업 운영 골프장이 주도
여주 자유CC 3개월 새 41% 급등
무기명·초고가 대체제 수요몰려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의 시그니처홀인 18번 아일랜드홀 전경. 최근 골프회원권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줄곧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클럽 나인브릿지 제공

예상을 깨고 2023년 초반부터 골프회원권 시장은 줄곧 상승 가도다.

21일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발표하는 골프회원권지수(ACEPI)를 보면 2022년 11월 28일 1179.6 포인트로 연중 최저점을 갱신한 후, 2023년 3월 17일 현재 단기 저항선인 1250 포인트를 돌파해 1257 포인트까지 올랐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장기적인 경기침체 우려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소 이례적 현상이다. 그러나 미국 SVB은행의 파산소식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직간접적인 공포 심리로 확산되고 있어 회원권 시장에도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외부 변수들로 올 1분기 골프회원권 시장은 투자수요는 급감하고 실수요자는 급증하는 형태다. 무기명과 초고가 대체제, 저평가 종목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종목은 골프장 운영사인 신세계건설이 9홀 증설을 예고한 경기도 여주 자유CC로 지난 3개월 사이에 약 41.5%가 올랐다. 경기도 여주 금강CC와 강원도 춘천 라데나CC도 22%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승 종목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기업이 운영한다는 점이다.

초고가 종목의 기세에 눌려 있던 고가 종목들의 반란도 뜨겁다. 경기도 파주 송추CC가 29.4% 상승으로 상승종목 2위에 올랐고 경기도 가평 청평마이다스CC도 저평가 종목으로 구분되면서 28.6% 급등했다.


이들 다음으로 상승률을 보인 곳은 골프 8학군으로 불리는 용인권 종목들이다. 화산, 아시아나, 지산 등 주요 고가 종목들이 모두 20%대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이 지역은 원삼면 일대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특구 지정과 남사면 일대 대규모 투자 결정이 상승을 견인했다.

1분기 회원권시장에는 수급에 따른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특징은 시장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 종목별로 대비되는 특별한 현상을 구분하는 단초가 될 듯하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중저가 종목군들은 회원권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자산시장 전반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초고가 회원권들의 경우는 시중 거래되는 매물이 상당히 제한적인 특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 골프장들이 무기명회원권을 소각하거나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무기명회원권은 물론이고 그 대체재로 지목된 초고가 회원권 가격이 상한가로 치솟는 배경이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조사한 1분기(3월 16일 기준) 상승 종목에는 경기도 광주 이스트밸리CC가 25.8% 상승으로 6위를 기록했고, 경기도 광주시 남촌CC와 경기도 남양주시 비전힐스CC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의 금리인상 조치들이 SVB 파산 사태로 공포감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렇듯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현상은 이래저래 회원권시장에도 악영향을 주는 게 당연하다.

우리는 지난해 레고랜드 부실채권 정리과정에서 그 불안감을 학습한 바 있다. 레고랜드 부실채권 사건을 계기로 회원권시장에서는 고점매물이 출회되고 투자수요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빚어졌다.

물론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투자수요의 부재와 조정을 거친 이후 부터 시장은 오히려 급반등하는 상승세가 유지되어 온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현 비회원제)로 전환되면서 회원권 개체수의 22% 정도가 소각됐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정부의 대중제 골프장 개편안에 따라 과거 이들이 편법적으로 회원권을 발행하던 관행이 대대적으로 중지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를 거치며 골프인구는 115만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 추세를 감안해 정통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은 지속적으로 귀한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경기 동향에 따른 부침과 금융권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돌발변수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 반드시 염두에 둬야할 투자 수칙이다.

이현균 애널리스트는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부화뇌동 매매보다는 회원권에 대한 충분한 필요성을 갖추고 매매를 하는 게 좋다”면서 “시세상승 여력을 감안한다면 정부의 투자방침이나 도로망 확충 같은 개발 호재가 있는 곳과 골프장 자체적으로 회원대우와 시설물에 대한 개선의 의지가 있는 곳들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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