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욕망과 열정 가득찬 연습실…관객 만날 채비 마친 ‘파우스트’

박정선 2023. 3.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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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1일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 개막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 출연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도 환멸감을 느끼는 노학자 파우스트(유인촌 분), 파우스트와 그의 영혼을 건 계약을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토(박해수 분), 마녀의 영약을 마시고 젊음을 얻은 젊은 파우스트(박은석 분) 그리고 젊은 파우스트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순수한 여성 그레첸(원진아 분)은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리허설룸에서 진행된 연극 ‘파우스트’의 연습실 공개에선 본격적인 공연을 앞둔 배우들의 설렘과 긴장감이 묘하게 돌았다. 특히 1996년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은 이후 27년 만에 파우스트로 돌아온 유인촌의 감정을 더 남다른 듯 보였다.


그는 “파우스트 역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줄 몰랐다. 과거엔 메피스토 역할을 했던 터라 당시 그 역할을 했던 친구의 고통을 이제야 느끼고 있다. 파우스트는 인간으로서는 계속 얻으려고 하는데 그러면서 격이 떨어지면 안 되는 인물이다. 인간으로서 가진 것들이 많아서 표현하는 게 고통스러웠다”면서 “많이 비우긴 했지만 저의 파우스트는 관객들이 판단할 부분이다. 연극은 관객과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의 청년 시절부터 고전주의에 심취해 있던 중년, 이상향을 꿈꾸던 노년까지, 대문호 괴테가 그리던 일생의 사유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이다. 양정웅 연출의 ‘파우스트’에서는 비극 Part.1의 내용을 다룬다.


양 연출은 “‘파우스트’는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서 인간의 본성을 잘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다. 200년 전의 인간과 현재의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다. 이 작품은 인간 원형의 본질적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메피스토가 비록 악마지만 현대인의 속마음을 그대로 꿰뚫어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것이 현재 시대와 연결돼 있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유인촌 역시 “연극 자체가 시대의 거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파우스트’도 우리 시대를 반영하고 비추어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 괴테도 이 작품을 쓸 때 이미 과거의 얘기를 끌고 와서 현재의 이야기를 한 것처럼, 이 연극은 결국 미래를 보여주는 극이다. 200년 전에 쓴 작품이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이날은 공개되지 않은 무대에 대한 귀띔도 있었다. 양 연출은 “리얼한 세트보다는 초현실적이고 상상과 현실이 어우러져 있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공간을 연극적으로, 상상력을 더해서 다양하게 펼쳐보려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날로그의 연극과 디지털 무대가 어떻게 만날까 고민하고 있다. 거대한 XR 스크린을 가져와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상상의 공간을 표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합류하게 된 젊은 배우들의 호흡도 인상적이다. 유인촌은 과거 자신이 연기했던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에 대해 “내가 연기할 때의 메피스토는 구닥다리였지만 지금은 굉장히 현대적이다. 서로 조금씩 조언하고 도움이 되는 말을 하지만 저의 과거 경험이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이 시대에 맞게 새롭게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큰 포괄적인 느낌이라고 하더라도 박해수 배우가 노력에 의해 잘 만들고 있다. 저는 옆에서 가끔 얘기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박해수는 “선생님께서 연습실 오시면 다른 말씀 보다는 뛰자고 하시면서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하도록 열어주셨다. 메피스토에 대한 얘기를 포괄적으로 해주셨던 것들의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됐다. 파우스트에 대한 공감에 대해 많이 얘기해주셨다. 선생님은 지치지 않고 뛰어주시고 대사 맞춰주시는 동료이자 선배님”이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젊은 메피스토 역으로 유인촌과 2인 1역을 맡게 된 박은석은 “(유인촌) 선배님께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1막에서 선배님이 쭉 이끌어 와주시는데 제가 2막에서 망치면 안 되니까 많이 보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선배님이 다양한 시도를 해주시고 다양한 생각을 해주시니까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 배우들끼리 서로 서포트해주는 것이 연극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우스트’는 이달 31일부터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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