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천당으로, '위기의 일본'을 구한 56홈런-4번타자의 극적인 끝내기  

이형석 2023. 3. 2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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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멕시코와 4강전서 끝내기 2루타를 터뜨린 무라카미. AFP=연합뉴스

일본 야구대표팀의 4번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가 드디어 환하게 웃었다. 끝내기 결승타의 주인공이었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멕시코에 9회 말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 도전에 도전하는 일본은 22일 오전 8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결승전을 갖는다. 

일본이 자랑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번 대회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오타니는 WBC에서도 투타 겸업을 하며 인기몰이를 했고, 요시다는 WBC 단일 대회 개인 최다 13타점 신기록을 썼다.

하지만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 무라카미는 이날 준결승 네 번째 타석까지 기대에 못 미쳤다. 

무라카미는 일본이 자랑하는 차세대 거포다. 지난해 또 일본 선수로는 한 시즌 최다 56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센트럴리그 타율(0.318) 홈런(56개) 타점(134개) 3관왕에 오르는 등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아 맹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라카미는 '사무라이 재팬'의 4번 타자에 부담을 느끼는지 초반부터 고전했다. 대회 개막 전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평가전 5경기, 19타석 동안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포가 터지지 않았다. 지난 7일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평가전에는 6번으로 강등됐고, 기다리던 홈런포를 가동했다. 무라카미는 "이번 시즌 첫 홈런이다. 홈런을 날린 뒤 달리는 법을 잊고 있었다. 이제 좀 안심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무라카미의 1라운드 최종 성적은 타율 0.143(14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은 장타가 한 번도 터지지 않았다.   

일본 현지에서도 우려가 나오자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16일 이탈리아아의 8강전에 변화를 줬다. 요시다를 4번 타순으로 올리고, 무라카미를 5번으로 한 계단 내렸다. 앞타자 3번 오타니가 1라운드 4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8타점, 7볼넷, 출루율 0.684로 찬스를 만드는데 4번 무라카미가 전혀 해결사 역할을 보여주지 못해서다. 

무라카미는  16일 이탈리아전서 반등했다.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3득점. 안타 2개는 모두 2루타로 밀어쳐 만들었다. 

무라카미는 결승 티켓이 걸린 21일 멕시코전에서도 5번 타자로 나섰는데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만 3차례 당했다. 0-3으로 뒤진 4회 2사 1, 3루에서 삼진, 6회 1사 1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4-5로 뒤진 9회 말 오타니의 2루타와 요시다의 볼넷으로 맞은 무사 1, 2루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끝내기 찬스. 무라카미는 멕시코 지오반니 가에고스의 시속 152㎞ 한가운데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을 갈랐다.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6-5로 역전했다. 무라카미도 그동안 마음의 부담을 떨친 듯 두 팔 벌려 환호했다. 

무라카미의 이번 대회 타율은 0.227이다. 중요할 때 한방을 날려 '위기의 일본'을 구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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