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아름다운 서울의 수변경관 만들기

입력 2023. 3. 21. 10:35 수정 2023. 3. 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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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생명은 물에서 잉태된다.

수변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물이 닿는 곳은 자연이 스스로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남겨 두어야 한다.

지구촌 어디에도 서울의 수변 경관만큼 다양성을 가진 곳은 흔치 않다.

수변의 변화를 통해 사계절과 함께 변화는 아름다운 도시경관이 '시간의 향기'와 같이 서울시민의 가슴에 새겨질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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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지천르네상스' 중요성
'한강르네상스 시즌2' 기대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가 27일 서울시청 총괄건축가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사람의 생명은 물에서 잉태된다. 기후의 변화도 물에서 시작된다. 물은 언제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흘러가며 변한다. 수변(水邊)과의 공생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든다. 한국의 자연경관은 수변과 산천이 모두 인류의 ‘자연유산’으로서의 손색이 없다. 지구촌 어디에도 삶의 터전과 수변이 바로 이어진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주어진 곳은 흔치 않다.

하지만 어울림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루고 있는 수변 경관이 정작 한국인에게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주어진 ‘수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무시하거나 심미적(審美的) 가치를 고려할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이 만드는 인공적인 ‘도시(건축)경관’만이 모든 미적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자연이 스스로 물의 흐르는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만든 굽어진 물길을 치수(治水)라는 이름으로 직선으로 만들어 속도를 높이고, 물가에 콘크리트 벽을 쌓아 도로를 만들고, 사유지의 장벽을 치고 경관을 독점하게 만들어서 걸으면서 물을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사라지게 만든다.

수변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물이 닿는 곳은 자연이 스스로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남겨 두어야 한다. ‘자연보호구역’같이 특별히 ‘원형 보존’을 강조해야 하는 지역과 달리, 도시는 어울림을 위하여 가꾸어야 건강해지고 경관이 더 아름다워져 진정한 ‘수변의 가치’가 돋보인다. 수변을 아름답고 가장 돋보이도록 가꾸고 개발을 하는 것은 혜택을 누리는 이들의 의무이다.

지구촌 어디에도 서울의 수변 경관만큼 다양성을 가진 곳은 흔치 않다. 수변을 도시건축 공간 변두리에서 중심에 자리매김하고, 쉼터, 놀이터, 만남, 지역경제 활성화 등 생활공간의 중심으로 만들면 서울시민이 혜택을 눈만 아니라 가슴으로 경험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가 다시 실개천에서 출발하여 지천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시즌2’로 진행을 시작했다. 수변을 도시건축의 중심공간으로 재편하면 보고 싶지 않고, 숨기고 싶어서 물가에 버리고 쌓아두었던 서울의 보물이 우리 시민과 세계인의 가슴에 찾아와 빛을 발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5개 구청이 각각의 수변을 어떻게 시민의 생활공간 중심으로 바꾸어 제공할지를 공개적으로 경쟁하는 시범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는 아름다운 자연을 지닌 국가는 많다. 그러나 한국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전혀 다른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들어내 는 나라는 드물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를 즐기며 살 수 있는 서울 시민들은 봄나들이, 여름 피서, 가을 단풍, 겨울 눈 구경이라는 이름으로 관광을 떠나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자기 집과 마을 어귀의 실개천과 한강에서 변화하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오감(五感)으로 누리던 선조들이 안다면 슬퍼할 일이다. 수변의 변화를 통해 사계절과 함께 변화는 아름다운 도시경관이 ‘시간의 향기’와 같이 서울시민의 가슴에 새겨질 날을 기대한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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