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도 곧 1.5도 넘는다"…지구재앙 최종 경고
[한국경제TV 이휘경 기자]
20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회원국들이 13~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한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에서 "모두가 살만하고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확보할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라는 경고가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 표면온도는 1850~1900년에 견줘 1.09도(0.95~1.20도) 높았다. 1970년 이후 50년간 지구 표면온도 상승세는 최소 지난 2천년 사이 어느 50년간보다 빨랐다.
'인간에 의한'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은 1.07도(0.8~1.3도) 정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는데, 주된 방식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1850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2천400±240Gt(기가톤)으로 추산되는데 58%는 1850~1989년에, 42%는 1990~2019년에 배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기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으로 200만년 내 최고치다.
대기 중 메탄과 아산화질소 농도는 1천866ppm과 332ppm으로 최소 80만년 내 최고치로 나타났다. 2019년 한해 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59±6.6Gt였다. 79%가 에너지·산업·교통·건물에서 나왔고 나머지는 농업과 임업을 비롯한 토지를 이용하면서 배출됐다.
기후변화는 육상·담수·설빙권·연안·대양 생태계에 지속적인 손해를 끼치고 있으며 불가역적인 손실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33억~36억명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는 식량과 물 안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라면서 "농업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상승해왔지만, 기후변화가 지난 50년 사이 이 성장세를 둔화시켰다"라고 했다.
기후변화가 고위도 농업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 부분도 있지만 주로 중·저위도 농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는 일부 해양에서 어업과 양식업에 악영향을 줬을 것으로 봤다.
물과 관련해서는 "세계 인구 절반 정도가 기후와 비(非)기후적 요인 때문에 연중 일부라도 물 부족을 겪는다"라고 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는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끼친다"라면서 "체계·지역·영역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나는 손실과 피해와도 관련돼있다"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 파리협정으로 인해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목표를 높이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협약들로 인해 기후변화 완화·적응 활동이 증가했고 일부는 기후위험을 줄이는데 효과를 냈다고도 밝혔다.
다만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까지, 즉 2021년 10월 전까지 발표된 각국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그대로 이행한다면 산업화 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이번 세기 내 1.5도를 넘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특히 각국이 NDC를 상향하지 않고 이행하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2.8도(2.1~3.4도)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금의 흐름도 모든 영역과 지역에서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부족한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0~2030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연간 투자비가 현재의 3~6배로 증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공통사회 경제경로'(SSP) 시나리오인 SSP1-1.9에서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1.5도에 이를 가능성이 있고 탄소 배출량이 그 이상인 시나리오에서는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있거나 매우 많이 있었다.
앞서 발표된 제3실무그룹 보고서에는 2030년까지 각 연도 지구 표면온도가 1850~1900년 대비 1.5도 이상 높을 확률이 40~60%로 제시된 바 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상 목표다.
6차 보고서는 "근미래에 지구 전 지역에서 기후재앙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예상되는 재앙과 위험으로 고온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 수인성 질병과 식품·벡터 매개 질병, 정신건강 문제, 연안과 저지대 홍수, 생물다양성 감소, 일부 지역에서 식량생산량 감소, 산사태 등을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기후적 위험요소와 비기후적 위험요소의 상호작용이 늘면서 더 복잡하고 대처하기 어려운 복합적이고 연속적인 위험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빙상 붕괴, 생물다양성 감소 등은 지구 표면온도 상승을 제한해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난화가 더 심화하면 '급격하거나 비가역적 변화'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온난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선 넷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의 43%, 2도로 제한하려면 27%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모두가 살만하고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확보할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라면서 '기후 탄력적 개발'로 경로를 신속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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