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없어서 못먹는데…이집트 정부 "닭발 먹자"에 분노 폭발 왜
이집트에서 닭발이 정치·경제적 불만에 불을 붙일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BBC는 이집트의 닭발 논란을 전하며 “제발 닭발을 먹으라고 하지 마세요”라는 이집트 남성의 발언을 소개했다.
경제 사정 악화로 이집트 일반 가정의 식탁에 부실해지자 이집트 당국에서는 ‘닭발에 단백질이 풍부하다’며 홍보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닭발을 식용재료로 사용하지만 이집트에서는 주로 개나 고양이의 사료로 활용됐다.
닭발을 섭취하라는 정책은 국민적 분노와 정부에 대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한 주부는 “대통령을 뽑았던 것을 얼마나 후회하는지 모른다. 일상이 지옥이 됐다”고 정치적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집트는 약 30%에 이르는 고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식용유와 유제품 등 이전까지는 기본적인 식재료마저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이 장바구니에 담기 어려워졌다.
매달 5000이집트파운드(약 21만원)를 연금으로 받는다는 웨다드(60)는 1년 전만 해도 자신을 중산층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고기를 먹기 위해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고기를 먹거나 일주일에 한 번 닭고기를 먹는다”며 “달걀도 요즘은 한 알에 5 이집트파운드(약 210원)씩이나 한다”고 했다.
그는 “닭고기를 사기 위해 잔돈까지 긁어모았다”며 “한 상인은 닭 살코기를 1㎏에 160이집트파운드(약 6700원)에 팔고 200이집트파운드(8400원) 까지 부르는 사람도 있다”며 “반면 닭발은 20 이집트파운드(840원) 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환율이 비싸지면서, 이집트 통화의 가치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지난 1월 환율도 재조정했다. 1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먹여살리기 위한 곡물 수입가도 급등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GDP의 5%를 차지하는 관광업도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이집트는 지난 6년간 국제통화기금(IMF)에 4차례 걸쳐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정부 세입의 절반가량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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