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내려놓고 훨훨 나는 대전, K리그1 승격 후 첫 한 달 무패 질주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K리그1으로 승격한 대전하나시티즌이 기대 이상의 성과로 첫 한 달을 마무리했다.

19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4라운드를 가진 대전이 수원삼성을 3-1로 격파했다. 이진현이 선제골을 넣은 이후 아코스티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막바지 변준수와 김민덕이 연속골을 터뜨려 승점 3점 확보에 성공했다.

8년 만에 K리그1으로 올라온 대전은 시즌 초반 기세가 좋다. 승격팀임을 감안하지 않아도 성적이 준수하다. 4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2승 2무, 승점 8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K리그2 최강이던 화력이 K리그1에서도 통하고 있다. 4경기 8골을 터뜨렸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와 최다 득점 공동 1위다. 야심 차게 영입한 작년 K리그2 최고의 외국인 스코어러 티아고가 2골을 넣었고, 김인균, 이진현 등 기존 선수들도 힘을 보탰다.

상황을 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승점을 따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대전이 첫 4경기에서 만난 상대는 만만한 팀들이 아니었다. 특히 3라운드까지는 지난 시즌 파이널A 팀들과 맞붙었다. 1라운드 작년 6위 강원FC를 꺾었고, 2, 3라운드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참가팀 인천유나이티드, 포항스틸러스와 무승부를 거뒀다. 안방에서만 성적을 낸 것도 아니다. 인천, 수원 원정에서도 1승 1무를 따냈다.

승격해야 한다는 압박이 컸던 K리그2에서와는 달리 도전자 입장에서 부담 없이 부딪히는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장 주세종은 개막 라운드를 승리로 장식한 뒤 "K리그2에 있을 때 느꼈던 부담감이 K리그1으로 올라오면서 없어졌다. 부담감이 기대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한 바 있다. 수비의 핵심인 조유민 역시 수원전 승리 이후 부담을 덜어낸 것의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구단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이민성 감독이 포항전 무승부 이후 아쉬워하는 선수들에게 "1승 2무야, 승격해서 3연승, 4연승 달리려고 했어?"라며 격려하는 모습도 대전의 '부담 없이 즐기는 태도'가 잘 반영된 장면이었다.

선수들의 활약도 두루 준수하다. 영입생들은 팀에 확실히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티아고가 최전방에서 공격에 힘을 보태는 동안 오재석과 안톤은 수비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조유민, 이진현, 이현식 등 K리그1 무대가 낯설지 않은 기존 멤버들도 팀이 K리그1에서 기죽지 않고 실력을 발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 가세할 전력들도 있다. 주세종, 마사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아직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지 않은 'K리그2 득점왕' 유강현도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대전의 화력에 기름을 부어줄 수 있다.

승격팀 대전의 올 시즌 1차 목표는 K리그1 잔류다. 아직 무엇도 장담하기 어려운 시기지만, 대전은 적어도 목표를 달성할 만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기분 좋게 K리그1 복귀 시즌을 출발했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