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럭비 5번째 구단 열렸다... OK금융그룹 읏맨 창단
[박장식 기자]
▲ 20일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의 창단식이 열렸다. 한국 럭비 사상 다섯 번째 성인 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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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럭비의 다섯 번째 구단이 창단했다. 그 주인공은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이다.
20일 서울 서소문에서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이 창단했다.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포스코건설, 그리고 국군체육부대에 이어 다섯 번째 성인 구단으로 역할을 하게 될 읏맨 럭비단은 25일부터 열리는 2023 코리아 럭비 슈퍼리그로 공식 데뷔전을 갖는다.
OK럭비단의 초대 감독으로는 다큐멘터리 영화 < 60만번의 트라이 >에도 출연했던 재일교포, 오영길 오사카조선고급학교 럭비 감독이 나선다. 특히 지난 도쿄 올림픽에는 선수로 나섰던 안드레 진이 OK럭비단의 코칭스태프로 합류하는 등, '호화군단' 코칭스태프를 따른 선수들의 성장도 기대된다.
오영길 감독 "내 나라 위해 뛸 기회 받아 기뻐"
대한럭비협회 회장사인 OK금융그룹은 지난 2016년부터 럭비선수 특별 채용을 진행하여 지금까지 44명의 정규직원을 채용했다. 이들 선수들은 낮에는 회사원으로, 저녁에는 럭비 선수로 훈련을 이어가는 생활을 이어갔고,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 나서 동메달을 따내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식 팀'으로서의 갈증이 있었던 것은 사실. 그렇게 실제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는 구단이 창단되는 숙원이 이뤄졌다. 28명의 선수가 합류하고, 추가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일본에서 4명의 외국인 선수가 합류해 지금의 모양새를 갖췄다.
OK금융그룹 최윤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한국 럭비의 등록 선수는 1천 명 안팎이고, 실업팀 소속 선수는 100명이 되지 않는다"며, "이런 어려운 현실과 악조건을 감내하고 오로지 럭비에 대한 열정으로 창단을 이끈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사례했다. 이어 최 회장은 "창단을 통해 럭비의 장기적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선수단의 소감이 이어졌다. 오영길 감독은 "일본에서 럭비를 가르친 지 32년이 되는데, 한국 럭비를 위해서, 자신의 나라를 위해서 럭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오 감독은 아울러 "럭비를 하는 학생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을 통해 좋은 마음가짐을 가지기를 기원한다"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주장으로 선임된 한구민 선수는 "오영길 감독님, 남창수 코치님, 안드레 진 코치님께서 좋은 기술을 알려주시고 좋은 전략을 짜주신다"면서, 25일부터 열리는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를 겨냥해 "이번 리그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실업팀이 되어도 낮에는 업무를, 밤에는 럭비를 하는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 한구민 선수는 "업무를 하고 야간에 훈련하는 것이 처음에는 적응에 어려웠는데, 이제는 모두 적응이 되었다"면서, "저녁에 공이 더 빠르게 보이고, 선수들 뛰는 것도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더욱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의 창단 감독인 재일교포 오영길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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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진 코치 역시 읏맨 럭비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이긴 하지만, 스포츠가 아직 캐나다와 미국과 같은 국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느낀다"며, "그래서 한국 럭비에 도움을 주고 싶어 코치로서 활동을 하게 되었다"며 지도자로서 '럭비 2막'을 연 계기를 밝혔다.
안드레 진 코치는 "(읏맨 럭비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한국 럭비가 100주년을 넘어 100년을 더 갈 수 있게끔 우리 팀이 좋은 시작을 보여주겠다"고 각오했다.
새로이 '외인 선수' 제도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최윤 회장은 "용병 선수들의 플레이스타일이 우리나라와 얼마나 다른지 많은 한국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면서, "용벙들이 다른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을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이어 "포스코건설과 현대글로비스도 외인 용병을 영입했다고 알고 있다. 이어지는 리그가 새로운 차원으로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웃었다.
그런 덕분에 읏맨 배구단의 창단 멤버에는 남아공과 일본 리그를 거친 여러 외인 선수들이 포함되었다. 그 두 리그를 모두 거친 야누 벤터 선수도 소감을 전했다. 야누 벤터 선수는 "좋은 지도자 분들도 있고, 우리와 같은 용병 선수들도 있으니 우리를 충분히 세계 럭비에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특히 야누 벤터는 한국 선수들과의 동행에 대해 "중심이 잡히면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 같다. 특히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는 모습이 좋았다"면서도, "다만 조금 더 거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아울러 오영길 감독은 코리아 슈퍼리그 목표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2승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2년 뒤에는 우승까지 노려보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OK금융그룹 읏맨 럭비단은 25일부터 경산, 인천에서 열리는 2023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 출전한다. 지난해에도 충분한 기량을 선보였던 선수들이 외인 선수들의 날개를 달고 어떤 고지에까지 오를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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