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클린스만호, “즐거운 축구로 아시아 정벌”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감독이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대표팀 구성과 전술에 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20일 파주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첫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마주한 클린스만 감독은 “당장은 현실적으로 대표팀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면서 “전임 감독이 만든 대표팀의 색깔을 이어가되, 차근차근 단계별로 내가 원하는 방향성을 입혀가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까지 향후 4년간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3월 A매치 2연전은 클린스만호가 꿰어야 할 첫 단추다.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콜롬비아,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각각 상대한다. 이달 초 부임해 선수들을 파악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그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16강에 오른 선수들을 고스란히 다시 불러들여 한국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로 했다.
첫 훈련에 앞서 20분 간 비공개 미팅을 갖고 선수들과 상견례를 치른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팀의 목표부터 명확히 했다. 우리는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면서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팀을 만들고 싶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팀 전체가 공유하는 가운데 경쟁력을 갖춰가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A매치 2연전을 통해 한국 축구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A매치를 준비하고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한국 축구와 한국 선수들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한 그는 “선수들의 개인 성향을 포함해 다양한 면을 직접 확인해 더 강한 팀을 만드는 재료로 삼겠다”고 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다양한 사람의 생각과 심리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라 소개한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 등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만나 들어본 뒤 방향성을 만들어가겠다”고 향후 구상을 설명했다.
새 사령탑에 대한 선수들의 기대감도 컸다. 카타르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 간판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한 조규성(전북)은 “감독님의 현역 시절 경기 장면을 유튜브에서 검색해 찾아봤다”면서 “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보여드리는 한편, 공격수 출신 감독님께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했다.
수비수 김영권(울산)은 “선수들 모두가 감독님을 믿고 하나가 된다면 아시안컵 우승이 못 넘을 산은 아닐 것”이라면서 “감독님은 골이 많이 나는 4-3 스코어를 좋아한다고 하셨지만, 수비수 입장에선 4-0 경기를 만드는 게 의무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첫 훈련에는 유럽파 중 일찍 귀국한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오현규(셀틱)만 참여했다. 대표팀이 완전체를 이루는 시점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이 합류하는 21일부터가 될 전망이다.
파주=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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