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없으면 닭발 먹으면…" 이집트 정부 대책에 격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극심한 경제난 속에 이집트 정부가 국민에게 닭발 섭취를 권했다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집트는 지난 6년간 국제통화기금(IMF)에 4차례 걸쳐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정부 세입의 절반가량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현재 이집트 정부는 카이로 인근 신행정수도, 북부 알라메인 정부 청사 및 신도시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함께 고속철도와 원전 건설 등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닭발 섭취 권했다가 거센 역풍
극심한 경제난 속에 이집트 정부가 국민에게 닭발 섭취를 권했다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와 달리 이집트에서 닭발은 식자재로 쓰이기보다는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사료 등을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올라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런 닭발을 단백질이 많은 부위라며 홍보한 것이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이집트에서는 식용유와 치즈 등 기본 식자재 가격이 지난 몇 달 사이 2∼3배가 올랐다. 이달 물가상승률은 30%를 넘어섰다. 특히, 육류 가격이 많이 올라 식탁에서 고기 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집트가 현재 처한 상황은 식료품 수입에 대한 높은 해외 의존도 때문이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밀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전쟁이 발발해 국제 곡물 시장에 대한 밀 공급이 급감하자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전 여파로 통화가치 반토막 나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지난 한 해 이집트 화폐 가치가 반토막 난 것도 물가 고공행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월 기준 달러당 15 이집트 파운드였던 환율은 1년 만에 달러당 32.1 이집트 파운드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20일 현재 달러당 이집트 파운드 환율은 30.3이다. 코로나19 유행 여파 등으로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차지하는 관광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집트는 지난 6년간 국제통화기금(IMF)에 4차례 걸쳐 구제금융을 요청했고, 정부 세입의 절반가량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국가사업을 벌인 것이 경제난을 가속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이집트 정부는 카이로 인근 신행정수도, 북부 알라메인 정부 청사 및 신도시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함께 고속철도와 원전 건설 등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반대급부로 민간 부문에 대한 투자가 급격하게 줄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집트를 떠났다.
BBC는 과거 경제난으로 촉발된 폭동이 호스니 무바라크와 모하메드 무르시 전 정권을 몰락시킨 경험이 있다며, 경제난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소요 사태로 이어질 조짐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이집트 주부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향해 "우리 여성들이 당신에게 투표한 날을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를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며 "당신은 우리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권보호 못 받았다"…김호중, '이선균'까지 언급하며 경찰 맹비난 - 아시아경제
- "돌잔치 가서 축의금 냈는데 돌잡이 돈까지…너무한 것 아닌가요?" - 아시아경제
- 여행사진 올렸을 뿐인데…가수 현아에 외국인들 '악플세례' 왜 - 아시아경제
- "돈 없는 노인들 어디 가라고" 고령자 폭증하는데 '무방비 상태'[시니어하우스] - 아시아경제
- "노인 보기 싫다" 민원에 창문 가린 요양원…지금의 나는, 미래의 너다[시니어하우스] - 아시아
- "월세 1억 넘으면 대전역 나간다…감당 못해" 최후통첩 날린 성심당 - 아시아경제
- "배달원 헬멧 벗고 출입하세요"…아파트공지문 두고 갑론을박 - 아시아경제
- "곰도 놀라고 우리도 놀랐어요"…지리산서 반달가슴곰 '불쑥' - 아시아경제
- "할머니는 액셀을 밟지 않았다"…'강릉 급발진' 재연시험 결과를 보니 - 아시아경제
- "제가 그 암캐입니다"…이탈리아 총리, 모욕 준 주지사 노려보더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