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첫 승...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하', 덴마크에 승리
[박장식 기자]
▲ 세계선수권에서 드디어 1승을 올린 '팀 하' 선수들. 왼쪽부터 양태이·김혜린·하승연·김수진 선수, 이승준 코치. |
ⓒ 세계컬링연맹 제공 |
여자 컬링 대표팀 춘천시청 '팀 하'가 세계선수권에서 드디어 1승을 올렸다. 1승 상대는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유럽 최강'임을 증명한 덴마크다.
여자 컬링 대표팀 춘천시청(스킵 하승연, 리드 김수진, 세컨드 양태이, 서드 김혜린)은 19일 스웨덴 산드비켄에서 열린 2023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3차전에서 덴마크(팀 마델레이네 듀폰트)를 6-3의 스코어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앞선 경기에서 이탈리아(팀 스테파냐 콘스탄티니)에게 대패했던 대표팀이었지만, 이번 시즌 유럽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낸 강력한 팀을 상대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거뒀다. 컬링 팬들이 알던 배짱 두둑한 팀, 춘천시청으로 다시 돌아온 듯했다.
이탈리아에 일격 맞았지만... 다시 중심 잡은 '팀 하'
개막전에서 노르웨이에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휘청였던 춘천시청. 이어진 이탈리아전에서도 선수들은 아쉬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패배했다. 대표팀은 1엔드 움직임부터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엔드 한국의 마지막 샷, 상대 스톤의 테이크아웃에 실패하며 그대로 2점을 헌납한 것이 뼈아팠다.
선수들은 2엔드와 3엔드 연속 득점을 거두면서 다시 경기의 균형을 맞추나 싶었지만, 4엔드에 이어 5엔드까지 이탈리아에 스틸을 내주면서 전반부터 경기 차가 크게 기울었다. 결국 대표팀은 8엔드만을 마친 채 이탈리아에 악수를 건넸다. 스코어는 8-3. 스킵 하승연의 샷 성공률이 58%, 테이크아웃은 50%에 머무르는 등 빈타가 만들어낸 아쉬운 패배였다.
다행히도 이탈리아와의 경기가 선수들에게 충격요법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충격요법만으로 승리를 따내기엔 그 다음 맞붙는 상대가 강력했다. 세 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했던 명실상부 덴마크의 '간판' 팀, 팀 마델레이네 듀폰트는 지난 2022 유럽선수권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강팀이었다.
덴마크와의 경기, 시작이 좋았다. 대표팀은 LSD(라스트 스톤 드로우)에서 덴마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1엔드 후공권을 먼저 가져왔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은 셈이었다. 하지만 덴마크도 만만치 않았다. 첫 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보낸 춘천시청은 두 번째 엔드 덴마크의 견제 속에 한 점만을 따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3엔드 대표팀이 덴마크를 상대로 스틸을 따냈다. 덴마크가 스톤으로 만들어 낸 주머니 같은 공간에 하승연이 던진 스톤이 쏙 들어간 덕분이었다. 덴마크는 한국의 스톤을 옆으로 밀어내 득점을 노렸지만, 한국의 스톤이 마지막까지 1번 스톤을 지켜냈다. 대량 실점을 득점으로 바꿔낸 선수들의 전략이 돋보였다.
▲ 첫 승리를 거둔 춘천시청 선수들. |
ⓒ 세계컬링연맹 제공, Stephen Fisher |
4엔드에는 덴마크가 반대로 숨을 골랐다. 덴마크는 대량 득점을 노리려는 듯 블랭크 엔드로 네 번째 엔드를 보냈다. 덴마크는 전반 마지막 엔드인 5엔드 두 점을 만회하며 균형을 맞췄다. 전반전 스코어는 2-2.
6엔드에는 한국이 두 점을 달아났다. 마델레이네 듀폰트가 자신의 마지막 스톤을 가드스톤 뒤에 숨으며 최소 실점을 노렸으나, 하승연이 던진 엔드 마지막 스톤이 깔끔하게 돌아 들어가 듀폰트가 둔 스톤을 쳐내고 하우스 안에 남았다. 하우스 안에 남은 한국의 스톤은 두 개. 스코어는 4-2가 되었다.
덴마크는 엔드 플레이에서의 유리함을 가져가려는 듯 7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보냈지만, 8엔드 한 점의 득점에 그치며 패색이 짙어졌다. 한국은 9엔드 한 점을 더 달아나는 데 성공하며 10엔드 점수 차를 두 점으로 벌렸다. 한국의 승리가 유력해진 순간이었다.
덴마크는 마지막 엔드 하우스 안에 스톤을 최대한 위치하는 전략을 썼다. 덴마크가 첫 번째 스킵 샷을 던진 시점에서 버튼 안에 위치시킨 스톤은 세 개. 역시 버튼에 위치한 한국의 스톤이 쳐내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지만, 덴마크의 샷 감각이 충분한 만큼 충분히 연장전, 그 이상으로 끌고 갈 만 했다.
해결사는 하승연이었다. 하승연은 버튼 안에 배치된 덴마크의 스톤을 모두 바깥 방향으로 밀어내는 위닝 샷을 던졌다. 1·2·3번 스톤이 한달음에 한국의 것이 되었다. 마딜레이네 듀폰트가 라스트 스톤에서 트리플 테이크아웃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실패. 한국이 도리어 1점 스틸을 얻어내며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선수들은 이날 기쁜 표정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어려운 팀에 대한 승리도 승리였지만, 패배했던 지난 두 번의 경기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낸 승리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20일 오후 5시(한국시간) 뉴질랜드의 팀 스미스를, 이어 오후 10시에 스코틀랜드 팀 모리슨을 상대한다. 쉽지 않은 경기를 따낸 선수들이 20일 경기에서도 연승 가도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2시 열리는 스코틀랜드전은 JTBC Golf&Sports를 통해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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