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최초 5-0 대승 '새 역사'... 허언 아니었던 광주FC '공격 축구'

김명석 2023. 3. 2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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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18일 인천과 홈경기에서 5골 맹폭
승격팀 정규라운드 5-0 대승은 역대 처음
이정효 감독 "어떤 어려움 있어도 공격"
광주FC 아사니(오른쪽)가 지난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지킬 생각은 없다. 용기 있게 공격할 것이다.”

‘승격팀’ 광주FC 사령탑 이정효(48) 감독의 새 시즌 출사표였다. 지난 시즌 K리그2를 압도적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공격 축구’를 K리그1 승격 후에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이 감독은 지난 2월 제주도에서 진행된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K리그2에서 했던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고 싶다. 1골을 넣어도 2골, 3골을 넣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광주FC가 축구하는 방향이자 내 색깔”이라고 강조했다.

승격팀의 첫 번째 목표는 ‘잔류’에 맞춰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지키는 축구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게 그간의 현실이었다. 물론 광주는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무려 25승(11무 4패)을 거두면서 역대 최다승점·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득점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68득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승격 직후 첫 시즌부터 ‘공격 축구’를 선언한 건 의외였다. 이 감독의 선언에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적지 않았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심지어 이 감독은 팀이 ‘강등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광주는 K리그 개막을 앞두고 가장 명확하면서도 과감한 방향성을 제시한 팀이었다.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4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전 5-0 대승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 승격팀이 정규 라운드에서 5-0 대승을 거둔 건 광주가 역대 처음이다. 제주유나이티드가 2년 전 대구FC에 거둔 5-0 대승 스플릿 라운드였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18일 인천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터뜨린 이희균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날 광주는 전반 8분 아사니(마케도니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엄지성, 이희균, 그리고 아사니의 연속골을 더해 인천 골망을 다섯 차례나 흔들었다. 아사니는 이번 시즌 첫 해트트릭으로 자신의 마케도니아 국가대표팀 발탁을 자축했다. 엄지성과 이희균도 나란히 시즌 마수걸이골을 터뜨렸다.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하고, 대대적인 영입으로 시즌 ‘4강 후보’로도 꼽혔던 인천은 그런 광주의 맹폭에 속수무책이었다.

슈팅도 무려 17개나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전반(6개)보다 후반(11개)에 더 많이 인천 골문을 두드렸다는 점이었다. 이날 광주는 전반 이른 시간에 연속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0으로 앞선 채 맞이한 후반전, 이 감독의 구상대로 세 번째, 네 번째 골을 위한 공세를 거듭 이어간 것이다.

앞선 3경기에서 공격에 무게를 두면서도 마지막 장면에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면, 그 흐름을 끊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개막전 수원 삼성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던 광주는 이후 FC서울과 전북 현대에 잇따라 0-2로 졌다. 이 과정에서도 공격적인 색채를 거듭 유지하면서도 최전방에서 마지막 슈팅이나 패스가 아쉬웠다. 그러나 인천전에서 마침내 해법을 찾았다. 공격 전술뿐만 아니라 전방에서 5골까지 터뜨리면서 K리그1 무대에서도 공격 축구가 통한다는 자신감을 품었다.

구단 한 관계자는 “광주의 축구는 최전방 공격수들부터 골을 탈취하고,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그 이후부터는 무조건 골을 넣기 위해 공격한다”며 “점수 차가 벌어지더라도 추가 득점을 포기하거나 뒤로 내리는 건 상대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이 감독이 강조한다. 지더라도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고, 이기고 있어도 골을 더 넣으려는 게 이정효 감독과 광주FC의 방향성”이라고 전했다.

광주FC 이정효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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