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전범’ 낙인, 美 “휴전 지지 안 해”…김 빠진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

권지혜 2023. 3. 19. 17: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를 자임하며 러시아로 떠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회담 상대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전쟁 범죄인으로 지목됐고, 평화회담의 다른 한 축인 미국은 "당장의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중국 역할에 제동을 걸었다.

ICC 성명은 공교롭게도 중국 외교부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CC, 푸틴 체포영장 발부 “전쟁범죄 책임”
中의 ‘평화 여정’, 전범과의 회담으로 변질
푸틴은 우크라 점령지 전격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도중 대화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를 자임하며 러시아로 떠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가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회담 상대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전쟁 범죄인으로 지목됐고, 평화회담의 다른 한 축인 미국은 “당장의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중국 역할에 제동을 걸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1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전격 발부했다. ICC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그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들을 불법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볼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최근 푸틴 대통령 체포영장이 청구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을 때 “진행중인 특정 사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다”며 답변을 거부했지만, 아동 불법이주 행위가 지금도 계속되는 점 등을 고려해 영장 발부 사실과 혐의 등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ICC 성명은 공교롭게도 중국 외교부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처음 국가주석 3연임을 하게 된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회담의 물꼬를 트고 존재감을 내보이려 했지만 출발 전부터 스텝이 꼬였다. 중국 외교부가 ‘평화의 여정’이라고 강조한 방러 일정은 전범으로 낙인찍힌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반전됐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화상회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9주년을 맞아 크림반도를 찾은 모습. AFP연합뉴스

러시아는 2016년 ICC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ICC의 관할권 밖이며 어떤 결정도 자국에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ICC 법정에 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19일(현지시간)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헬리콥터를 타고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 도착해 시내 재건과 관련한 상황을 보고받았다. 마리우폴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어린이들(дети)‘이라는 표식이 있는 극장에 폭격을 가하는 등 참혹한 전쟁범죄를 저질렀던 지역이다. 푸틴이 이곳을 찾은 건 ICC와 국제사회에 대한 조롱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푸틴의 점령지 방문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 중재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러시아에 이익이 될 뿐인 회담에서 중국이 할 것으로 보이는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이어 “지금 휴전하는 건 사실상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승인”이라며 “러시아는 휴전을 활용해 군대를 재정비하고 그들이 선택한 시기에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도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자결에 근거하지 않은 회담은 평화 회담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