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열리고 해외여행객 늘었지만...주저앉은 항공주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3. 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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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화물 수요 감소와 아시아나 부채 이슈 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대한항공 제공)
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되고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항공주 주가는 부진하다. 항공 운임 급등에 따른 기대감을 선반영한 데다 좌석 공급이 늘어나면서 운임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는 벌써 힘을 잃은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가는 올 들어 3월 16일까지 3%가량 하락했다. 이 기간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6% 떨어졌다. 반짝 강세를 보이던 소형 LCC(저비용항공사) 주가도 부진하다. 올 들어 제주항공과 진에어 주가는 5% 안팎 빠졌다.

대형 항공사와 LCC 간 주가 부진의 원인은 다소 차이가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팬데믹 때 호실적의 버팀목이 됐던 화물 수요의 둔화 추세가 뚜렷하다. 화물 운송량이 줄면서 화물 운임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항공화물운임지수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은 2021년 12월 ㎏당 8달러까지 올랐으나 지난 2월 4달러대로 반 토막 났다. 이 탓에 지난해 4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52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8% 줄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26% 감소했다.

여객 수요가 회복 중인 것은 맞지만 수요 회복의 방향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는 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근 항공 수요를 견인 중인 것은 일본과 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 수요다. 하지만 대한항공 전체 매출의 64%를 차지하는 주력 노선은 미주·유럽 노선이다. 동남아(20%), 일본(2%) 등의 비중은 미미하다.

저가 항공사는 해외 근거리 여객 수요 급증으로 급등한 운임이 지속되기 힘들다는 우려가 주가를 붙잡는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국제선 운임이 코로나 이전보다 70%가량 높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LCC들이 코로나 이전 수준의 정상화를 뛰어넘어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기대를 선반영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주가가 부진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23억원이다. 코로나 이전 연간 적자에 시달렸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실적 개선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부진하다. 실적 전망은 밝지만 대형 항공사들이 단거리 노선 운항 늘리면 단기 급등한 운임 또한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증권가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운임은 지속 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점진적으로 재개될 항공기 신규 도입과 운항 확대 영향으로 경쟁 강도가 재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우려했던 운임 하락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공급이 부족해 성수기 수요가 비수기로 이연되며 운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달리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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