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 뜬다는데...자원확보戰 치열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3. 3.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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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핵심소재 ‘테마주’ 조심해야

‘하얀 석유’. 리튬은 이런 별칭을 쓸 만큼 귀한 물질이다. 도자기 강도를 높이고 유약 색을 더 선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 세계 리튬의 15% 이상은 유리, 도자기 산업에 쓰인다. 리튬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건 ‘스마트기기’와 ‘전기차’의 시대가 열린 이후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리튬 가격은 최근 3년 새 10배가량 치솟았다.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제품은 물론,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도 활용되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리튬화합물은 크게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으로 나뉜다. 수산화리튬은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고밀도, 고용량이 필요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다. 이에 비해 탄산리튬은 중국 업체들이 주로 제작하는 전기차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나 에너지 밀도가 낮은 가전·IT 기기 배터리에 쓰인다.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가 글로벌化가 아닌 ‘단절’의 시대로 접어들며 자원민족주의가 더 강화됐다. 2000년대까지 석유, 구리 등이 자원 확보 대상이었다면 최근 리튬이나 니켈 등 핵심 광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당연히 ‘돈 되는 것’에 촉이 빠른 자본시장에서도 리튬은 주요 화두다. 리튬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시장에서는 양극재 관련주가 주목받는다. 양극재 대장주로는 에코프로그룹이 손꼽힌다. 에코프로그룹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리튬), 에코프로씨엔지(폐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양극재 관련 밸류체인을 내재화했다. 2007년 지주사 에코프로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 친환경 솔루션 기업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22년 기준 2만4000t의 전구체를 생산한다. 전구체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광물을 가공해 제조한 양극재 중간원료로 양극재 원가에서 60%가량 비중을 차지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1만3000t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 에코프로씨엔지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1만2000t 규모의 니켈 등 광물을 추출한다. 핵심 기업은 에코프로비엠이다. 이 회사는 2027년까지 전구체 33%, 니켈 31%, 리튬 26%를 내재화해 글로벌 양극재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도 주목받는다. 엘앤에프는 최근 미국 테슬라와 3조8347억 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공시된 공급 계약 규모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3조8838억 원에 육박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전체 공급량은 양극재 7만t 수준, 배터리 환산 시 44~47GWh, 85㎾h급 전기차(테슬라 모델 Y 기준) 52만~55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거품 우려도 없지 않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영업이익이 10배 이상 차이 나는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을 추월하면서 거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에코프로비엠 영업이익은 3825억 원으로 SK이노베이션(3조9989억 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CATL이 촉발한 출혈적인 가격 경쟁이 확산할 경우 양극재 기업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리튬을 테마로 실체 없이 주가를 띄우려는 움직임도 조심해야 한다. K-OTC 기업인 인동첨단소재는 130조 원에 달하는 리튬 조광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주가는 급등했지만, 볼리비아리튬공사는 “한미 기업 간 컨소시엄이 우유니 소금사막 내 900만t의 리튬 채굴권을 얻었다는 것은 거짓이며 정보의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후 인동첨단소재는 “리튬뿐만 아니라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등 다양한 광물(미네랄)을 추출한다는 의미”라며 발을 뺐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일러스트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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