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안쓰는 요즘 신입생…'○○대 대나무숲' 속속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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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 한때 대학생들의 공론장 역할을 했던 '페이스북 대나무숲'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팔로워가 36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 대나무숲'(이하 고대숲)에는 지난달 24일 '#마지막 포효'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고대숲에 앞서 팔로워 약 6만명의 '한양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도 지난해 1월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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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현경 기자]
익명으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 한때 대학생들의 공론장 역할을 했던 '페이스북 대나무숲'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팔로워가 36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 대나무숲'(이하 고대숲)에는 지난달 24일 '#마지막 포효'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10년간 운영된 커뮤니티의 끝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고대숲 운영자는 게시글에서 이용자들의 소셜미디어(SNS) 사용 경향성이 변화하고 다양한 익명 커뮤니티가 활성화하면서 더는 페이지를 운영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해 활동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페이스북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폐쇄에 이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2010년대 중반 대학마다 개설돼 학업과 연애 상담부터 미투·페미니즘 등 사회적 이슈의 공론장으로 기능한 '대나무숲'은 최근 운영 중단되거나 방치되는 등 쇠퇴 조짐이 뚜렷하다.
비대면으로 대학을 '다녔던' 코로나19 여파로 이용자 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최근 유튜브와 같은 영상 기반 SNS 플랫폼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설 자리를 잃은 탓이다.
고대숲에 앞서 팔로워 약 6만명의 '한양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도 지난해 1월 문을 닫았다. 현재 해당 페이지에는 폐쇄 공지와 함께 공식 인스타그램 링크가 걸려있다. 운영자는 마지막 게시글에서 "대나무숲 지기를 시작할 때와 지금은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다"며 사용자들의 플랫폼 이동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연세대(팔로워 약 16만명)는 지난해 4월, 중앙대(팔로워 약 5만9천명)는 2021년 1월, 성균관대(팔로워 약 5만8천명)는 2020년 4월 각각 올라온 게시글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이러한 현상은 영상 플랫폼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최근 들어 빠르게 페이스북에서 이탈하는 기류와도 맞물린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도 지난해 11월 10∼20대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앱으로 '페이스북'을 꼽았다.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전년 동월 대비 10·20대 페이스북 사용자는 429만명에서 402만명으로 27만명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이용자는 138만명(710만명→848만명), 64만명(285만명→349만명) 증가했다.
이에 대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익명성을 빌려 내밀한 얘기를 하거나 사회에 비판적인 시각을 키울 수 있는 커뮤니티 역할을 해줬는데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며 "젊은 세대가 영상 중심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대학 내 공론장 역할이 다소 위축된 측면이 있다. 건전한 여론 형성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학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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