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SBS '논두렁 시계' 배후 국정원"…檢, 명예훼손 무혐의

이수민 2023. 3. 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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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 배후로 국가정보원을 지목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됐다가 최근 검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박종근 기자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박혁수)는 지난해 10월 이 전 중수부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앞서 SBS는 2018년 11월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전 중수부장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볼 때 SBS 보도의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는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다.

검찰은 해당 발언이 사실 적시가 아닌 개인적 의견 표시라고 봤고, 이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두렁 시계’ 논란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22일 KBS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스위스 명품 시계를 뇌물로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SBS는 같은 해 5월 13일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집사람(권양숙 여사)이 봉하마을 논두렁에 (시계를) 내다 버렸다”는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SBS 보도 10일 뒤인 23일 서거했고 이 전 부장을 비롯한 당시 검찰이 해당 보도의 유력한 배후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미국에 체류 중이던 이 전 부장은 2018년 입장문을 통해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졌으며 SBS 보도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SBS는 보도 경위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를 통해 해당 보도엔 국정원의 개입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전 부장을 고소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취지의 책을 오는 20일 발간할 예정이다. 사진 조갑제닷컴=연합뉴스


이 전 부장은 오는 20일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에서도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가 국정원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아울러 보도 배후가 국정원이라는 근거로 두 개의 확인서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책에서 밝혔다.

이 전 부장에 따르면 첫 번째 확인서는 KBS 고대영 전 사장이 작성한 것으로 ‘2009년 4월 22일 KBS 보도는 국정원에서 취재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두 번째 확인서는 2022년 1월 14일 이종태 전 국정원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된 것으로, SBS의 논두렁 시계 보도가 ‘(원세훈) 원장 측근에 있는 정보비서관의 작품’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전 부장은 “소환도 하지 않고 무혐의할 사안을 4년이나 끈 검찰의 정치적인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등 좌파 사람들은 내가 노 전 대통령을 논두렁 시계 등으로 모욕을 줘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는데, 무혐의 처분을 하면 그 주장의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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