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끌려가던 美 흑인 또…12분간 짓눌려 사망

김영은 2023. 3. 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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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서 흑인 청년 어보 오티에노가 정신병원 수용 과정에서 보안관보 7명과 병원 직원 3명에 의해 집단으로 12분간 몸이 짓눌려 질식사했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 센트럴스테이트 정신병원 직원 3명은 16일(현지시간) 흑인 청년 어보 오티에노(28)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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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사건 후 3년만…경찰 완력에 흑인 질식사
미국 정신병원에서 직원들에게 질식 당해 목숨을 잃은 흑인 어보 오티에노의 어머니가 숨진 아들의 사진을 품에 안고 변호사와 큰 아들(오른쪽)과 함께 16일 버지니아주 딘위디 법정을 걸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서 흑인 청년 어보 오티에노가 정신병원 수용 과정에서 보안관보 7명과 병원 직원 3명에 의해 집단으로 12분간 몸이 짓눌려 질식사했다. 미국에서 흑인이 경찰의 완력으로 질식해 숨진 건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주도 리치먼드 센트럴스테이트 정신병원 직원 3명은 16일(현지시간) 흑인 청년 어보 오티에노(28)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헨리코 카운티 보안관보 7명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6일 오티에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해 숨지게 한 2급 살인(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유족과 변호사는 이날 오티에노가 사망에 이른 당시의 CCTV 카메라 녹화 영상을 함께 지켜봤다. 오티에노의 어머니는 “가슴이 찢어진다. 우리 아들이 개처럼 다뤄지는 걸 봤다. 개보다 더했다. 그것은 고문이었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해당 영상을 대중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족을 대변하는 인권 전문 벤 크럼프 변호사는 사건 당시 오티에노가 정신병원에서 수갑과 철 족쇄가 채워진 상태로 보안관보 7명에 의해 12분간 숨이 막혀 사망했다고 밝혔다. 크럼프 변호사는 과거 조지 플로이드 측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럼프는 “CCTV 영상에서 오티에노가 죽음과 무의식 사이를 오가는 것처럼 보였다”며 “오티에노는 무릎에 목이 깔린 채로 잔인하게 제압당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비 검시 보고서에도 사인은 질식사로 기록됐다.

검찰은 “오티에노가 경찰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입원 조치 도중 제압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CCTV 영상에서 보안관보와 병원 직원들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던 오티에노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올라타 숨을 못 쉬게 한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 변호인은 “오티에노가 호흡을 멈추고 숨진 순간에도 보안관보와 병원 직원들이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티에노가 별도의 강도 사건과 연루됐을 가능성 때문에 며칠간 그를 구금한 뒤 정신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오티에노는 최근 정신 건강 문제로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티에노에게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고 분뇨 범벅인 감방에 벌거벗기는 등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추가 혐의 적용과 기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평소 음악가를 꿈꾼 우티에노는 고등학생 시절 뛰어난 운동선수였다고 유족은 전했다. 케냐에서 4세에 미국으로 가족과 함께 이주한 그는 리치먼드 교외에서 자랐다. 우티에노의 어머니는 그의 사진을 품에 안은 채 “아들의 음악에는 선함이 있었는데 그것만이 남고 그는 가버렸다”면서 “이제 나는 그의 결혼식에도 갈 수 없고 손주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지역사회는 2020년 5월 백인 경찰에게 체포돼 목을 7분간 짓눌러 숨진 조지 플로이드(당시 46세)를 떠올리고 있다. 플로이드 사건 당시 미국 시민들은 경찰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BLM운동은 전 세계로 퍼지며 인종 의식을 다시 고취했다.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 경찰은 대대적인 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1월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당시 29세)가 경찰의 집단 구타로 사망하는 등 같은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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