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유 美 국채 14년 만에 최소… ‘달러 영향권’ 이탈 가속

이윤정 기자 2023. 3. 1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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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가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라는 것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중국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갈등 격화를 계기로 미국의 '달러패권'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커졌고, 이에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는 등 달러 자산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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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가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라는 것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중국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달러를 제재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근 중국은 위안화로 원유 결제를 추진하는 등 달러 ‘힘빼기’에 나서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1월 말 기준 미국 국채 보유액이 859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1조338억달러) 대비 16.9%, 전월(8671억달러) 대비 0.9%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8월(9386억달러) 이후 6개월째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2009년 5월(8015억달러) 이후 14년 만의 최저치이기도 하다.

한때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보유 국가였던 중국은 최근 들어 그 규모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2013년 11월 1조3167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15.1% 감소), 2017년(12% 증가)를 제외하면 2021년까지 5% 이내에서 증감을 반복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9760억달러로 2010년 이후 12년 만에 1조달러선 아래로 내려왔고, 그 해에만 16.6% 줄였다.

그래픽=편집부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는 이유로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라는 점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 국채 수익률(금리)이 오르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추가 하락을 의식해 매각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9월 4%대를 넘겼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일 장중 한때 4%대로 올라섰다.

국채 가격의 흐름보다는 미국과 중국 양국간의 갈등이 더욱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1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당시 중국 부총리가 회담을 갖는 등 양국은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2월 이른바 ‘정찰풍선’ 사태가 발생하고, 미국이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또다시 격화됐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례적으로 미국을 실명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이 갈등 격화를 계기로 미국의 ‘달러패권’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커졌고, 이에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는 등 달러 자산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양국간 갈등이 극으로 치달을 경우 미국이 금융 제재에 착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으로부터 달러화 자산을 동결당하고 국제금융거래가 막힌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SCMP는 “미국과 관계가 악화돼 금융제재 위협이 커지면서 중국에서는 국제거래에서 달러화의 우위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위안화 사용의 폭을 넓히려 애쓰고 있는 점도 같은 미국의 ‘달러패권’ 경계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수출입은행은 지난 14일 자국 주요 석유 도입처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무역대금 결제용으로 위안화 대출을 내줬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상하이 석유·천연가스 거래소(SHPGX)를 충분히 이용해 원유와 천연가스의 위안화 결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회에서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원유 결제는 미국 달러화로 하는 것이 관행이었고, 이같은 체제는 달러가 글로벌 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핵심 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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