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 100% 즐기기 위한 용어 사전

김혜선 2023. 3. 17. 0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미디어캐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국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명 ‘재난 3부작’ 중 세 번째 영화로 알려진 ‘스즈메의 문단속’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현실 배경을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재난 이후의 삶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수수께끼의 청년 소타와 귀여운 고양이 다이진 등 매력적인 캐릭터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현실감있는 배경으로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 곳곳에는 일본 문화가 깊게 녹아 있어 처음 접하는 관객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지점이 종종 있다. 미리 알아두면 좋은 ‘스즈메의 문단속’ 속 일본 문화를 소개한다.

◇ 다이진과 코마이누

고양이 ‘다이진’은 재앙을 봉인해두는 요석이 변한 캐릭터다. 하얀색 털에 빼죽하게 잔털이 튀어나온 아기 고양이의 모습이 일본 ‘대신(大臣)’과 비슷하다며 붙은 이름이다. 일본인이 생각하는 ‘대신’ 이미지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다이진의 이름에는 또다른 의도가 숨어있다.

(사진=미디어캐슬)


앞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이진은 고양이라기보단 고양이의 모습을 한 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이진’의 한자 음독이 같은 ‘대신(大神)’을 떠올리기 위한 하나의 언어 유희인 셈이다. 일본 훈독으로 ‘대신(大神)’은 ‘오오카미’다. 곧바로 ‘신’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보단 일본인들이 자연스럽게 ‘다이진’과 ‘오오카미’를 연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양이 다이진의 모티브는 일본 신사 앞에 위치한 석상 ‘코마 이누’라는 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설명이다. 코마 이누는 우리나라의 해치와 비슷하게 신사의 문 좌우에서 악한 것들을 막아주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도 재앙을 막아주는 요석이 2개로 나오는데, 또 다른 요석의 이름은 ‘사다이진’, 즉 ‘좌대신(左大臣)’이다.

◇ 토지시와 미미즈

수수께끼 청년 소타는 재앙을 불러오는 문을 닫는 ‘토지시’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영화 속에서 토지시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오지 않는데,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토지시(閉じ師)는 닫는(閉じ) 직업을 가진 사람(師)이라는 뜻이다.
(사진=미디어캐슬)

재앙을 불러오는 ‘미미즈(ミミズ)’는 일본어로 지렁이라는 뜻이다. 극 중에서도 문 속에서 지렁이 형상을 한 재앙이 기어나오고, 하늘로 치솟았다가 떨어지며 지진을 불러온다.

(사진=미디어캐슬)


◇ 신카이 감독의 ‘쇼와 노래’ 사랑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일본인들의 ‘추억의 노래’도 관람 포인트다. 소타의 친구인 토모야는 우리나라로 치면 7080세대 옛 가요를 듣는 대학생으로 나온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실제로 일본에서 대유행한 1970~80년대 가요를 선곡해 영화 속에 넣었다. 그는 “2011년도의 대지진과 영화 속 대지진이 이어지는데, 이런 현실감을 주기 위해 쇼와 시대 가요를 넣었다”며 “유명한 곡이라면 어떤 곡이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사진=미디어캐슬)

영화 속에서는 1975년 마츠토야 유미의 ‘립스틱으로 쓴 메시지’, 1973년 이노우에 요스이의 ‘꿈 속으로’, 1983년 마츠다 세이코의 ‘스위트 메모리즈’, 1985년 사이토 유키의 ‘졸업’, 1986년 고쿠쇼 사유리의 ‘발렌타인 키스’ 등이 담겼다. 특히 스즈메와 이모가 싸우는 장면에는 1982년 카와이 나오코의 ‘싸우지 말아요’가 배경음으로 깔린다.

한국 관객들은 과거 즐겨본 애니메이션의 배경음이 나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립스틱으로 쓴 메시지’는 지브리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에서 쓰였고, ‘꿈 속으로’는 애니메이션 ‘그 남자! 그 여자!’ 엔딩곡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80년대 히트곡인 오냥코클럽의 ‘세일러복을 벗기지 말아요’도 넣고 싶었지만 프로듀서의 간곡한 만류로 쓰지 않았다고 한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