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양의지 없는 안방이 더 문제, 20대 국대 포수가 없다
윤승재 2023. 3. 17. 06:24
36세 양의지 국가대표 은퇴 가능성
양의지·강민호 체제 종식 유력
리그 주축·국대 경험 포수 모두 30대
20대 국대 포수 전무, 대표팀의 새 과제
야구의 ‘황금 세대’라 꼽혔던 멤버들이 줄줄이 국가대표를 떠난다. 김광현(35·SSG 랜더스)과 김현수(35·LG 트윈스)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박병호(37·KT 위즈) 양현종(35·KIA 타이거즈) 양의지(36·두산 베어스) 등 30대 중반에 다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은퇴로 주목받는 포지션은 마운드다. 이번 대회에서 구창모(26·NC 다이노스) 이의리(21·KIA 타이거즈) 등 이른바 차세대 에이스라 불리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부진, 한국 마운드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투수들은 리그에서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며 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자원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젊은 투수들이 WBC에서 실패의 경험을 쌓은 것도 대표팀에 값진 자양분이다.
정작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안방’이다. 2015년 프리미어12부터 대표팀 안방을 지켜왔던 양의지가 떠난다. 하지만 그의 뒤를 이을 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WBC 대회에서 양의지의 백업으로 나선 이지영(37·키움 히어로즈)은 양의지보다 나이가 많고, 최근 태극마크를 달았던 포수들도 모두 30대 중반에 다다랐다. 미래를 책임질 20대 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굳건했던 ‘양·강 체제’, 사라진 20대
한국 야구의 부흥기를 열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KBO리그의 안방은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와 양의지가 양분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포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이들뿐이었다,
태극마크도 당연히 이들 차지였다. 박경완(51·LG 코치)과 진갑용(49·KIA 코치) 체제였던 대표팀 안방은 2010년대 강민호·양의지 체제로 연착륙했다. 강민호가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고, 양의지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레 ‘양(의지)·강(민호) 체제’가 만들어졌다.
그 사이 이 둘의 아성을 넘기 위해 많은 포수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패했다. 이재원(35·SSG) 김태군(34·삼성) 박세혁(33·NC) 이지영 등이 나섰으나 모두 백업 역할에 머물렀고, 태극마크도 일회성에 그쳤다. 리그에서의 활약이 꾸준하지 못했다. 이들도 어느새 30대 중반에 다다랐고, 미래를 거론하기엔 힘든 나이가 됐다.
현역 선수들 중 성인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모두 30대로, 20대 포수들이 전무하다. 2017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출전했던 장승현(29·두산)과 한승택(29·KIA)가 있지만, 대회 자체가 24세 이하만 출전이 가능했던 대회여서 온전한 성인대회라 하기에 힘들다. 또 이들마저 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강남(31·롯데 자이언츠) 박동원(33·LG) 최재훈(34·한화 이글스) 장성우(33·KT) 등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면서 FA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린 포수들은 많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국가대표 경험이 없다. ‘양·강 체제’가 굳건한 탓에 태극마크의 기회는 전무했고, 양의지·강민호를 뛰어넘을 정도의 인상적인 활약도 리그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사라진 20대 연착륙, 성장보단 성적에 초점
과거 대표팀은 20대 포수들을 꾸준히 발탁하며 성장의 기회를 줬다. 2000년대 대표팀 안방을 책임졌던 박경완과 진갑용, 조인성(48·LG 코치) 홍성흔(47) 모두 20대에 대표팀에 발탁돼 세계무대를 누볐다.
진갑용은 21세의 나이에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데뷔했고, 홍성흔은 23세에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조인성은 22세에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달았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박경완도 28세에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이들 모두 최소 4개 이상의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이재원과 김태군이 20대 후반의 나이에 대표팀에 발탁됐으나 이재원은 아시안게임 두 대회 출전에 그쳤고, 김태군도 2017년 WBC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 국가대표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30대에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일회성에 그쳤다. 양의지·강민호 외에 연착륙에 성공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성장보단 성적에 초점을 맞춘 탓이 컸다. 2009년 WBC 대회 준우승 이후로 2013·2017년 WBC 1라운드 탈락, 2019 프리미어12 준우승 등 국제대회 실패를 연달아 겪으면서 대표팀은 세대교체보단 당장의 성적에 더 집중했다. 30대 선수들을 뛰어넘을 정도로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낸 20대 선수들도 없었다.
이제 대표팀은 국가대표 경험이 거의 없는 포수들로 안방을 꾸려야 한다. 양의지가 은퇴하지 않는다 해도, 당장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게임(만 25세 이하 유력)과 11월 APBC 대회(만 24세 이하)는 연령 제한이 걸려있어 양의지 없이 안방을 운영해야 한다. 결국 20대 포수들에게 미래를 맡겨야 하는데 아직 ‘양·강 체제’를 뒤흔들만한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다. 세대교체를 대비하지 못한 야구대표팀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윤승재 기자
양의지·강민호 체제 종식 유력
리그 주축·국대 경험 포수 모두 30대
20대 국대 포수 전무, 대표팀의 새 과제
야구의 ‘황금 세대’라 꼽혔던 멤버들이 줄줄이 국가대표를 떠난다. 김광현(35·SSG 랜더스)과 김현수(35·LG 트윈스)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박병호(37·KT 위즈) 양현종(35·KIA 타이거즈) 양의지(36·두산 베어스) 등 30대 중반에 다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은퇴로 주목받는 포지션은 마운드다. 이번 대회에서 구창모(26·NC 다이노스) 이의리(21·KIA 타이거즈) 등 이른바 차세대 에이스라 불리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부진, 한국 마운드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투수들은 리그에서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며 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자원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젊은 투수들이 WBC에서 실패의 경험을 쌓은 것도 대표팀에 값진 자양분이다.
정작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안방’이다. 2015년 프리미어12부터 대표팀 안방을 지켜왔던 양의지가 떠난다. 하지만 그의 뒤를 이을 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WBC 대회에서 양의지의 백업으로 나선 이지영(37·키움 히어로즈)은 양의지보다 나이가 많고, 최근 태극마크를 달았던 포수들도 모두 30대 중반에 다다랐다. 미래를 책임질 20대 포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굳건했던 ‘양·강 체제’, 사라진 20대
한국 야구의 부흥기를 열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KBO리그의 안방은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와 양의지가 양분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포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이들뿐이었다,
태극마크도 당연히 이들 차지였다. 박경완(51·LG 코치)과 진갑용(49·KIA 코치) 체제였던 대표팀 안방은 2010년대 강민호·양의지 체제로 연착륙했다. 강민호가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고, 양의지가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레 ‘양(의지)·강(민호) 체제’가 만들어졌다.
그 사이 이 둘의 아성을 넘기 위해 많은 포수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패했다. 이재원(35·SSG) 김태군(34·삼성) 박세혁(33·NC) 이지영 등이 나섰으나 모두 백업 역할에 머물렀고, 태극마크도 일회성에 그쳤다. 리그에서의 활약이 꾸준하지 못했다. 이들도 어느새 30대 중반에 다다랐고, 미래를 거론하기엔 힘든 나이가 됐다.
현역 선수들 중 성인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모두 30대로, 20대 포수들이 전무하다. 2017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출전했던 장승현(29·두산)과 한승택(29·KIA)가 있지만, 대회 자체가 24세 이하만 출전이 가능했던 대회여서 온전한 성인대회라 하기에 힘들다. 또 이들마저 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강남(31·롯데 자이언츠) 박동원(33·LG) 최재훈(34·한화 이글스) 장성우(33·KT) 등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면서 FA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린 포수들은 많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국가대표 경험이 없다. ‘양·강 체제’가 굳건한 탓에 태극마크의 기회는 전무했고, 양의지·강민호를 뛰어넘을 정도의 인상적인 활약도 리그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사라진 20대 연착륙, 성장보단 성적에 초점
과거 대표팀은 20대 포수들을 꾸준히 발탁하며 성장의 기회를 줬다. 2000년대 대표팀 안방을 책임졌던 박경완과 진갑용, 조인성(48·LG 코치) 홍성흔(47) 모두 20대에 대표팀에 발탁돼 세계무대를 누볐다.
진갑용은 21세의 나이에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데뷔했고, 홍성흔은 23세에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조인성은 22세에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달았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박경완도 28세에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이들 모두 최소 4개 이상의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이재원과 김태군이 20대 후반의 나이에 대표팀에 발탁됐으나 이재원은 아시안게임 두 대회 출전에 그쳤고, 김태군도 2017년 WBC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 국가대표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30대에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일회성에 그쳤다. 양의지·강민호 외에 연착륙에 성공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성장보단 성적에 초점을 맞춘 탓이 컸다. 2009년 WBC 대회 준우승 이후로 2013·2017년 WBC 1라운드 탈락, 2019 프리미어12 준우승 등 국제대회 실패를 연달아 겪으면서 대표팀은 세대교체보단 당장의 성적에 더 집중했다. 30대 선수들을 뛰어넘을 정도로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낸 20대 선수들도 없었다.
이제 대표팀은 국가대표 경험이 거의 없는 포수들로 안방을 꾸려야 한다. 양의지가 은퇴하지 않는다 해도, 당장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게임(만 25세 이하 유력)과 11월 APBC 대회(만 24세 이하)는 연령 제한이 걸려있어 양의지 없이 안방을 운영해야 한다. 결국 20대 포수들에게 미래를 맡겨야 하는데 아직 ‘양·강 체제’를 뒤흔들만한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다. 세대교체를 대비하지 못한 야구대표팀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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