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가 책임져라"... 브리온 팬들, LCK 침묵에 트럭 시위

성기훈 2023. 3. 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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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롤파크에 등장한 시위 트럭.   사진=문대찬 기자

분노한 브리온 팬들이 트럭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미흡한 리그 운영을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면서, 향후 불공정한 문제가 다시 발생할 경우 LCK가 자체적으로 패널티를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리온의 일부 팬들은 16일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 경기가 치러지는 서울 종로구 롤파크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두 대로 나뉘어 운행되는 이번 시위는 라이엇 게임즈 본사가 있는 강남 일대와 롤파크 인근 종로 일대, 한국e스포츠협회(협회)가 위치한 상암 일대에서 18일까지 3일간 지속될 예정이다.

시위는 브리온이 LCK 사무국에 전달한 요구 사항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앞서 브리온은 2월 5일과 지난 9일, 두 차례에 걸쳐 LCK 사무국에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담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시위 주최 측은 쿠키뉴스에 “브리온의 용기 있는 행보에 팬들도 감응해 행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럭 LED 전광판에는 “작년도 올해도 운영 문제로 빚어진 불공정한 경기 진행”, “피해자가 납득 못하는 사과가 무슨 의미 있나”, “게임단과 의논해 운영 개선책을 세우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게재됐다.

브리온은 지난달 5일 치러진 KT 롤스터와의 대결을 앞두고 리그 심판진의 진영 선택 전달 실수로 피해를 입었다. LCK 규정상 진영 선택권을 지닌 팀은 이를 3일 전까지 LCK에 알려야 한다. 진영 선택권이 있던 KT는 2일 ‘레드 진영’을 선택해 LCK에 전달했으나, LCK는 브리온에 “KT가 ‘블루 진영’을 선택했다”고 잘못 공지했다.

브리온은 경기를 약 40여 분 남기고 상대방이 선택한 진영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별다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고 경기는 속행됐다. 브리온은 KT에게 0대 2로 허무하게 패배했다.

KT전이 끝나고 브리온은 즉각 첫 입장문을 공개하며 정식적으로 항의했고, LCK는 “리그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심판 관리를 담당하고 있던 협회는 심판위원회를 열어 경기 진영 정보를 잘못 전달한 심판 2인에게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심판위원회는 해당 심판들의 업무 절차 미준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브리온은 LCK의 사과에도 후속 입장문을 공개하며 재차 항의를 이어갔다.

브리온은 “이번 일은 심판 개인의 ‘오심’이 아니다”라며 “시작부터 불공정한 경기에 참여하게 한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CK에 사과와 처벌,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나아가 재발 방지를 위해 세밀한 시스템과 프로세스 정립을 요구했다. 다만 금전적 보상은 전액 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LCK는 브리온의 요구와 관련해 “2월 중순 브리온에 대한 사과와 후속조치로 담당자 처벌과 프로세스 개선이 이뤄졌다는 내용을 말씀드렸다”며 “이외에는 당장 추가적인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LCK의 침묵에 팬들은 ‘분노한 팬심’을 표출하며 행동에 나섰다. 

팬들은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트럭 시위를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게시글 작성 기준 약 1시간 만에 목표 금액이었던 170만원을 돌파했다. 1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는 목표 금액을 훌쩍 넘는 400만원 가량의 모금액이 마련됐다.

주최 측은 “트럭 모금에 동참하거나 지지 의사를 밝혀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예정했던 1톤 트럭 1대에 3.5톤 트럭을 추가로 운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15일 각각 국문과 영문으로 작성된 성명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성명문은 “서머 시즌 전까지 LCK 운영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대책 프로세스를 수립할 것”, “이를 매뉴얼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 “LCK 운영 문제로 불공정한 경기가 발생했을 경우, 자체적으로 책임과 페널티를 질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최 측은 쿠키뉴스에 “계속해서 발생하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게임단과 리그가 합심해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LCK가 LCK와 브리온 팬들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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