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위기 급한불 껐지만…뉴욕증시, 경계감에 장초반 하락세

뉴욕=조슬기나 2023. 3. 1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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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6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의 주가 급락 사태로 촉발된 금융리스크 우려가 이어지면서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CS가 스위스중앙은행 대출을 통해 유동성을 강화한다는 발표에 공포는 진정됐지만, 시장의 경계감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73.78포인트(0.86%) 떨어진 3만1600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1.37포인트(0.55%) 내린 3870선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94포인트(0.23%) 하락한 1만1408선을 기록 중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현재 S&P500에서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 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모두 하락세다. 부동산, 금융 관련주의 낙폭은 1%를 웃돌고 있다. 금융리스크 우려가 지속되면서 지역은행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투자자들은 SVB, CS발 금융리스크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결정 배경 등을 주시했다. 전날 CS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이 추가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히며 유동성 위기에 처한 CS는 이후 스위스국립은행에서 최대 500억프랑(약 70조3000억원)을 대출받아 유동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당장 급한 불은 진화하며 뉴욕증시에 상장된 CS의 주가도 전장 대비 1%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리스크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미 지역은행들은 이날도 하락세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30%대, 팩웨스트 방코프는 18%대 떨어진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미 중소형 은행으로 구성된 SPDR S&P 지역 은행 ETF도 2%이상 내렸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시티 등 일부 대형은행주도 1%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록펠러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플레밍은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현 상황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비교하며 "시장에서 누가 다음으로 가장 약한지 사냥하는 것이 2008년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2%가까이 오른 26선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41%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9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강세를 보인 달러인덱스(달러화가치)는 0.2% 내린 104.4선을 나타냈다.

SVB에 이은 CS발 금융리스크 우려는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CS발 유동성 위기 우려가 일단 축소되면서 금리선물시장은 통상적 인상폭인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쏠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75%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전날 54%대에서 다시 높아진 수치다. 전날 45%대였던 동결 전망은 25%를 나타내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우세했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지난 10일 SVB 파산 사태로 금융 시스템 위기가 부각된 이후 0%로 내려간 상태다.

Fed에 앞서 금리 결정에 나선 ECB는 빅스텝을 유지했다. ECB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3.0%와 3.75%로 0.5%포인트씩 인상했다. 이번 회의는 SVB 사태 이후 진행되는 주요국의 첫 금리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었다. ECB는 "ECB는 필요시 어떤 경우에도 ECB는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정책적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실업지표는 예상을 하회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3월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2만건 줄어든 19만2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만5000건을 밑도는 수준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2만9000건 감소한 168만건으로 집계됐다.

같은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주택착공건수는 전월보다 9.8% 증가한 145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131만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신규주택허가건수는 13.8% 늘어난 152만건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금융리스크 확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이날도 1%이상 낙폭을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8% 떨어진 배럴당 64달러대에 움직이고 있다.

유럽증시는 CS발 유동성 위기가 진화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 대비 0.6%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영국 FTSE와 프랑스 CAC지수는 각각 0.23%, 0.89% 오름폭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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