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다 팔렸네"…마포·강동·강남 '상승 거래' 쏟아진다

황의영 2023. 3. 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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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와 여의도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주 전보다 호가를 5000만원 올렸는데도 집을 보러오겠다는 사람이 많네요.”(서울 마포구 공덕동 R아파트 주민)
“요즘은 급매물 찾다간 집 못 사요.”(서울 송파구 잠실동 K중개업소 대표)

서울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타던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7개월 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지난해 말보다 비싼 값에 팔린 물건이 속출한 결과다. 매수 심리 등 각종 지표도 ‘시장의 봄바람’을 가리킨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보다 0.81% 올랐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의 반등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실거래가지수가 오른 건 올해 들어 ‘가격 상승 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실제로 이날 부동산R114는 올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지난해 4분기보다 오른 가격에 팔린 단지가 52.2%에 달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같은 단지·평형의 거래가 비교 가능한 531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하락 거래는 42.2%, 가격 변동이 없었던 거래는 5.6%였다. 마포구(77.3%)와 강동구(69.8%), 강남구(65.2%), 송파구(63.3%) 순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높았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19억45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올 초 16억5000만원으로 내린 지 두 달 만에 3억원가량 올랐다. 지난해 12월 11억원에 팔렸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도 최근 12억7500만원(5층)에 계약됐다.

다른 지표에서도 집값 반등 신호가 감지된다. 국토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2로,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 기대가 더 높다는 뜻이다. 매수 심리가 살아나자 거래량도 증가세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2223건)은 2021년 10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2000건을 돌파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문가도 “시장 분위기가 바뀐 건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진 게 부동산 시장엔 호재”라며 “규제 완화에다 대출금리까지 내려가면 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집값이 상승기로 접어들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 거래가격이 상승·하락으로 뒤섞여 있다. 예컨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6차 전용 157㎡는 지난달 58억원에 팔려 지난해 12월(45억원)보다 13억원 올랐다. 반면 인근 현대1·2차 전용 131㎡는 지난해 6월(47억6500만원)보다 12억원 낮은 35억50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전세 시장이 약세라 집값 상승 동력이 부족하고, 실물 경기 여건도 좋지 않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집값 급락세는 멈췄지만, 더블딥(회복되다가 다시 꺾이는 현상)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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