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컬링 '여덟 번째 별' 생겼다... 의성군청 실업팀 창단

박장식 2023. 3.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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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부 동시 창단은 처음... "컬링 메카 거듭날 것"

[박장식 기자]

 의성군청 컬링팀 창단식에서 의성군청 '창단 멤버'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박장식
 
한국 컬링을 대표할 여덟 번째 실업 구단이 '컬링의 성지' 의성에서 피어났다. 특히 컬링 실업팀 남녀부 동시 창단은 한국 컬링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4일 의성컬링센터에서 의성군청 컬링팀 창단식이 열렸다. 남자부 5명, 여자부 4명으로 구성되는 의성군청은 지역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특히 남자부 선수들은 대학 시절부터 주니어 컬링 무대를 휩쓸고 다녔던 '슈퍼 루키'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지도자로는 고교 때부터 선수들을 지도해온 이동건·이슬비 코치가 함께한다. 이슬비 코치는 한국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소치 올림픽의 '컬스데이' 멤버였다. 이동건 코치는 2003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던 스킵이었다. 

"의성군, 컬링 메카... 선수들 최대한 도울 것"

이날 의성군청 창단식은 성대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선수들의 프로필이 적힌 대형 현수막이 의성컬링센터 내부에 가득 붙고, 선수들이 팀 컬러이자 하우스 버튼의 색깔에 영감을 받아 만든 슬로건인 '더 뜨겁게 The Red, Team 의성'이 인쇄된 현수막이 의성컬링센터 앞에 걸렸다.

선수들의 '단장'을 자처한 김주수 의성군수는 "컬링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2006년 이곳에 컬링장이 세워지고, 2018년 올림픽의 선전을 통해 의성이 명실상부한 컬링 메카가 되었다"면서, "전문적인 훈련 시스템 지원 및 지역 인재 선순환 체계를 통해 의성군청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회장 역시 "대한민국 컬링을 지금의 위상으로 올린 발원지인 의성에서 군 단위 최초로 팀이 구성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창단을 축하했다.

이어 김수현 선수가 팀 슬로건에 담긴 의미를 소개하고, 축하 꽃다발 전달에 앞서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자기소개도 이어졌다. 이동건 코치는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오늘 창단하게 되었다"며, "우리 선수단이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의성군청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행사의 마무리는 '시구'로 이어졌다.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김주수 군수를 비롯해 한상호 회장, 김광호 의성군의회 의장 등이 선수들을 축하하는 의미로 스톤을 투구하고 나섰다. 
 
 14일 의성컬링센터에서 의성군청 컬링팀 창단식이 열렸다. 방문객 뒤로 선수들의 프로필이 가득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박장식
 
한편 의성군청에는 총 아홉 명의 선수들이 소속된다. 남자부에서는 스킵 이재범, 포스 김효준, 세컨드 표정민, 리드 김진훈, 그리고 핍스 김은빈이 호흡을 맞춘다. 의성 출신이지만 서울체고를 졸업한 이재범을 뺀다면 의성고등학교 그리고 경일대학교 시절부터 함께 대회에 나섰던 선수들이다.

여자부에서는 스킵 김수현, 서드 정민재, 세컨드 안정연, 그리고 리드 강민효 선수가 소속되었다. 김수현 선수와 안정연 선수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의성여고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음에도 컬링을 이어나갔던 선수들이고, 강민효·정민재 선수는 의성여고의 부활에 앞장섰던 선수들이다.

특히 의성군청 선수들은 팀이 창단되기 직전인 2월에 대학·지역협회 선수로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해 은메달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냈다. 특히 여자부 선수들은 이미 운영되고 있는 실업팀인 전북도청을 꺾기도 했다. 

"태어나서 자란 지역에 실업팀 생겨 영광"

이날 창단식은 선수단에게도 의미가 컸다. 정민재 선수는 "학생일 때부터 꿈꾸고 바라왔던 실업팀에 입단하게 되어서 기쁘다. 우리 실업팀이 생길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창단 멤버로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표정민 선수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에 실업팀이 생기고, 그 실업팀에 내가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실업팀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한데,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민재 선수는 지난 동계체전 은메달에 대해서도 "창단 이전에 나가는 대회여서, 재밌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오자고 이야기했었다"면서, "부담 없었던 덕분에 좋은 결과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라고 당시의 소회를 전했다. 

아울러 정민재 선수는 "그래도 아직 네 명이 모여 운동한 지 두 달밖에 안 되었다"면서, "당장의 성적보다는 손발을 맞추면서 더욱 뭉치고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학생 때 같이 뛰었던 선수들(양승희·이은채)이 서울시청에 있다"며, "서울시청과 할 때는 더 집중하고 할 것 같다"고 맞붙고 싶은 팀도 이야기했다.

표정민 선수 역시 "선후배에게 모범이 되는 팀이 되고 싶다"면서 "실업팀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결과는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아울러 표정민 선수는 "경북체육회 선배들과도 같이 성장하는 그림을 만들고 싶다"면서도, "가장 정상에 있는 서울시청 선배들과도 좋은 시합을 겨뤄보고 싶다"고 맞붙고 싶은 팀을 전했다.
 
 14일 의성컬링센터에서 열린 의성군청 창단식에서 김주수 의성군수(왼쪽)가 선수들에게 축하 꽃다발과 악수를 건네고 있다.
ⓒ 박장식
 
이슬비 코치는 고교 코치 시절 지도하던 선수들을 그대로 실업 무대에서도 지도하게 되었다. 이 코치는 "고교 지도할 때와는 다르다"며, "특히 선수들을 어릴 때부터 보았기 때문에, 우리가 본보기를 보여줘야 계속 우리 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책임감이 더하다"며 무거워진 책임감을 전했다.

아울러 이 코치는 "우리는 아직 배워야 할 팀이기 때문에, 몇 년 동안은 지고 이기고 번갈아가겠지만 그러면서 성장해 갈 것 같다"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2주도 못 되게 연습하고도 동계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특히 정연이와 수현이는 오랫동안 쉬었다"라며, "그런 성장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동계체전 활약에 대해서도 밝혔다.

특히 이슬비 코치는 "오늘 같은 창단식은 컬링 전체로 따져도 처음일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소속감과 책임감을 준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신 것은 물론, 특히 군수님께서 선수들을 직접 격려해주신 것이 감사하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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