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 못했다...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 WBC 1R 탈락
[유준상 기자]
▲ 푸에르토리코의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2023년 3월 15일 수요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경기 5회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중견수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수비 실책으로 득점한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 AP Photo/ 연합뉴스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번 대회서 또 예상치 못한 장면이 나왔다.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이 일찌감치 짐을 쌌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파크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D조 최종전에서 푸에르토리코에 2-5로 패배했다.
이로써 2승 2패를 기록하게 된 도미니카공화국은 1위 베네수엘라(4승), 2위 푸에르토리코(3승 1패)에 밀려 3위로 1라운드 탈락을 확정했다. 2013년(3회) 대회 이후 10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도미니카공화국의 꿈은 좌절되고 말았다. D조 2위로 2라운드(8강)에 오른 푸에르토리코는 19일 C조 1위 멕시코와 격돌한다.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 최종전
푸에르토리코는 프란시스코 린도어(중견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MJ 멜렌데스(우익수)-엠마누엘 리베라(3루수)-하비에르 바에즈(2루수)-에디 로사리오(좌익수)-크리스티안 바스케스(지명타자)-비마엘 마친(1루수)-마르틴 말도나도(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페르난도 크루즈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후안 소토(좌익수)-훌리오 로드리게스(중견수)-매니 마차도(3루수)-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엘로이 히메네스(우익수)-완더 프랑코(유격수)-케텔 마르테(2루수)-제이머 칸델라리오(1루수)-프란시스코 메히아(포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조니 쿠에토였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푸에르토리코였다. 3회초 무려 4점이나 뽑아내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바스케스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무사 1, 2루에서 린도어, 에르난데스의 연속 1타점 적시타가 터져나왔다. 이어진 무사 1, 3루에는 멜렌데스의 2루 땅볼 때 3루주자가 득점을 기록, 1점을 더 보탰다.
도미니카공화국은 3회말 소토의 솔로포로 격차를 좁히려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추격 의지가 꺾이는 장면이 나왔다. 5회초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린도어가 중전 안타를 때렸는데, 이를 중견수 로드리게스가 뒤로 흘렸다. 중계 플레이 과정도 깔끔하지 않았다. 빈틈을 놓치지 않은 린도어는 3루서 멈추지 않고 홈으로 들어오면서 발로 한 점을 만들었다.
어설픈 수비가 찬물을 끼얹은 도미니카공화국은 5회말 무사 만루서 마차도가 더블 플레이를 친 것이 치명적이었다. 대량득점으로 상대를 몰아붙여도 모자랄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2개와 1점을 교환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결국 6회말 이후에는 득점 없이 침묵을 이어가며 푸에르토리코의 2라운드 진출을 바라봐야만 했다.
역대급 전력 꾸리고도 힘 제대로 못 썼다
올해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등 준비 과정에서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하는 선수가 있었지만,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는 전력을 갖췄다.
결국 이번 대회를 되돌아보면, 도미니카공화국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12일 베네수엘라와의 1차전에서 1-5로 무기력하게 패배한 게 순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첫 승을 가져간 베네수엘라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4전 전승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비교적 전력이 약했던 이스라엘, 니카라과를 제외하면 D조에서는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세 팀의 경쟁이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나름 '죽음의 조'로 불릴 만했다. 그래도 도미니카공화국이 이렇게 일찍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1라운드서 여정을 끝내야 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결국 기대 이하의 공격력이 1라운드 탈락으로 연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4경기 동안 팀 타율 0.283, 팀 OPS 0.807로 홈런은 4개에 불과했다. 라인업에 포진된 선수들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었다.
푸에르토리코전만 봐도 그렇다. 중심타선의 한 축을 맡은 마차도와 데버스가 나란히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는가 하면, 이날 팀 전체가 뽑은 안타가 6개뿐이었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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