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본 韓 축구 미래 “따라갈 필요 NO, 콘셉트 유지 OK”

김희웅 2023. 3. 1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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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FA


15일 고양시 국제청소년 문화센터에서 2023 대한축구협회(KFA) 지도자 콘퍼런스가 열렸다. 축구 지도자 150여 명과 P급 강습회 수강생이 현장에 참석했고, 약 1000명의 지도자가 온라인으로 접속해 참관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축구 전문가들이 모여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나온 축구 트렌드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중론은 잘하는 팀을 따라가기보다 한국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카타르 월드컵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활동한 이임생 KFA 기술발전위원장은 월드컵에서 나타난 축구 트렌드와 각 팀의 인상적인 전술을 분석하면서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지속성’과 ‘색깔 유지’를 강조했다. 

이임생 위원장은 “일관된 방향성을 통해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많이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지도자들이 운동장에서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면서 (지시를) 전달해야 한다”며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와 이영표 KFA 부회장, 차두리 축구대표팀 어드바이저 등에게 자문했다. 모두 동일하게 한 말은 ‘우리의 것을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 프랑스, 브라질이 될 수 없다. 우리 것을 지키면서 업그레이드해야지, 우리 것을 버리면서 남을 쫓아가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각 팀의 카타르 월드컵 데이터와 성적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오성환 KFA 피트니스 지도자도 입을 모았다. 성적이 좋은 팀의 주요 데이터를 보고 맹목적으로 스타일을 쫓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가령 활동량에서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해서 마냥 좋게만 해석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결과가 아닌 경기 상황을 봐야 바른 판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오 피트니스 지도자는 “아르헨티나가 적게 뛰고 우승했다고 해서 따라갈 필요가 없다. 우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콘셉트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체력적으로 잘 준비돼 있을 때 좋은 성적을 냈다. 물론 전술적으로도 잘 준비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봤다. 
사진=KFA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과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은 한국 축구의 미래에 관해 논했다.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 휘하에서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낸 성과라는 게 매우 고무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아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축구대표팀을 지휘한다. 그는 ‘목표’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클린스만호의 첫 메이저 대회는 2024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이전에도 ‘우승’을 외친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의 20년 (축구) 역사를 살펴봤을 때, 아시안컵 우승을 이뤄내는 것만이 명확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를 이루기 위해 확실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 수장으로서 자신의 역할도 분명히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어느 위치에 있든 도움을 줘야 한다. 선수들에게 목표를 이해시키고 동기부여를 불어넣는 게 중요하다.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뮐러 위원장은 한국 축구 진일보의 조건으로 선수들의 멘털과 지도자의 역량을 꼽았다. 그는 “독일, 스페인 등을 보면 정신적인 부분이 월드컵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한국 축구가 적절히 나아가려면 코치들이 어떻게 하는가와 지도자 교육 등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적절하게 배워나가는 것도 분명히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고양=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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