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 “‘장군의 아들’ 이후 30년, 여전히 액션 연기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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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군의 아들'(1991)의 하야시, '은행나무 침대'(1996)의 황장군, '맨발의 기봉이'(2006)의 엄기봉,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의 한태화까지 신현준은 지난 30여년 간 여러 '인생 캐릭터'들을 만났다.
신현준은 "대학교 2학년 때 임 감독을 만나 운 좋게도 네 작품이나 함께 했다. 그 분이 항상 현장에서 내게 말씀해주셨던 걸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오래 전 '현준아, 좋은 배우는 좋은 사람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돼서 좋은 시선으로 사람을 봐야 좋은 감독,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게 강하게 와닿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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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많은 캐릭터 기억해 주는 것 감사”
영화 ‘장군의 아들’(1991)의 하야시, ‘은행나무 침대’(1996)의 황장군, ‘맨발의 기봉이’(2006)의 엄기봉,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의 한태화까지 신현준은 지난 30여년 간 여러 ‘인생 캐릭터’들을 만났다. 50대 중반에 세 아이의 아빠가 된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살수’를 통해 ‘환갑 전에 화려한 액션 영화를 찍고 싶다’는 바람을 최근 이뤘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현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추위, 부상 때문에 촬영이 고됐지만 ‘살수’ 속 이난이라는 캐릭터를 멋지게 표현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 나이에 이런 액션을 도전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는 반응이 정말 기뻤다”며 들뜬 얼굴로 말했다.
신현준이 액션 연기에 그토록 욕심내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음악가가 악기를 통해서 감정과 스토리를 전달하듯 액션도 이야기가 있다는 게 힘들면서도 매력적”이라며 “관객으로서 톰 크루즈가 (젊은 시절에 찍은) 영화 ‘탑건’보다 ‘탑건:매버릭’에서 멋있어 보였고, 저도 그렇게 되고 싶은 갈증이 있다. 나이 들어 액션을 했을 때 더 멋있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14년 째 그는 대학 강단에 서고 있다. 스승으로서의 롤모델은 임권택 감독이다. 신현준은 “대학교 2학년 때 임 감독을 만나 운 좋게도 네 작품이나 함께 했다. 그 분이 항상 현장에서 내게 말씀해주셨던 걸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오래 전 ‘현준아, 좋은 배우는 좋은 사람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돼서 좋은 시선으로 사람을 봐야 좋은 감독,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게 강하게 와닿았다”고 했다.
신현준은 쉰을 넘긴 나이 셋째 딸을 얻었다. 그는 “손에 피를 묻히는 장면을 촬영하고 돌아갈 땐 경기도 양평에 들른다. 아이들한테 먹일 유기농 채소 농사를 짓는 곳인데, 집에 가기 전에 거기서 몸을 깨끗하게 씻고 새 붕대를 감고 하루 정도 강을 바라보며 나쁜 기운을 비워내고 아이를 만나러 간다”며 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신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촬영 전 습관처럼 기도한다. 신현준은 “이번처럼 사람을 죽이는 내용의 영화를 찍을 땐 성경을 떠올린다”면서 “배우들마다 이야기를 해석하는 방식은 다르다. 내 경우는 믿음을 가지고 악에 맞서는 사람들과 관련한 성경 구절을 계속 본다”고 고백했다.
영화에서 예능까지 여전히 신현준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원동력은 이제껏 그가 만나 온 강력한 캐릭터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 캐릭터를 관객들이 기억해주는 건 많은 배우들의 꿈”이라며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연기했던 캐릭터가 밈(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이 돼 돌아다니는 걸 보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하다가 신호대기를 하고 있으면 옆에서 여성 운전자가 창문을 내리면서 ‘태화 오빠 저 정서에요, 정서’ 할 때가 있다. 그러면 내가 ‘한정서’ 하고 불러준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애청했던 분들의 챌린지인 것 같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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