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투기 충돌' 추락한 美무인기…러 "건설적 대화 나설 것"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타스통신=연합뉴스

최근 흑해 상공에서 발생한 미국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 간 충돌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양국 관계가 최악이라면서도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전날 사건에 대해 "양국 관계가 아마도 최저점, 매우 나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각국은 대화를 통해 국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결코 건설적 대화를 피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사건 경위에 대해선 "국방부 성명 외에 추가할 것이 없다"며 "해당 성명은 상세했고 당시 상황을 잘 전달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사건을 보고받았는지에 대해선 "물론이다"라며 "최고사령관인 국가원수가 이번 사건을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사건을 보고받았는지 질문에는 "물론이다. 최고사령관인 국가원수가 이번 사건을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또 이번 사건 이후 미국과 최고위급 대화는 없었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했다.

전날 오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서쪽인 흑해 상공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미국 무인기 MQ-9 리퍼가 출동한 러시아 SU-27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했다.

당시 러시아 전투기는 드론 주변을 선회하며 위협 비행을 했고, 이후 무인기의 프로펠러를 들이받았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물리적으로 충돌해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국제법 위반이라 비난하며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안토노프 대사에게 "미국 자산이 인근 국제 공역에서 비행 시 러시아가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추락한 MQ-9 무인기에 대해선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며 "회수할 수 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