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긴 호주 제압… 쿠바, 17년 만에 WBC 4강 진출
쿠바가 17년 만에 WBC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을 누르고 8강에 오른 호주의 돌풍을 잠재웠다.
쿠바는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8강) 호주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2006년 1회 대회(준우승) 이후 처음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파나마와 함께 1라운드 A조에 편성된 쿠바는 2연패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2연승을 거뒀고, 5개 팀이 모두 2승 2패 동률을 기록했다.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 조 1위를 차지한 쿠바는 가장 먼저 8강을 통과했다. 준결승과 결승은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마이애미엔 쿠바 출신 거주자들이 많아 압도적인 응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닐슨 감독이 이끄는 호주의 여정은 8강에서 끝났다. 1회 대회부터 네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에 머물렀던 호주는 1라운드에서 한국을 제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쿠바의 벽을 넘진 못했다.
선제점은 호주가 뽑았다. 2회 초 4번 타자 대릴 조지가 쿠바 선발 야리엘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중월 2루타를 때렸다. 1m만 더 날아가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큰 타구였다. 한국전에서 기가 막힌 번트 안타를 쳤던 애런 화이트필드가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었다. 릭슨 윈그로브가 적시타를 쳐 1-0을 만들었다. 호주는 3회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조지가 범타로 물러나 추가점은 뽑지 못했다.
쿠바는 3회 동점을 만들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메이저리거 듀오가 해냈다. 무사 1루에서 2번 요안 몬카다가 좌측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쳤고, 루이스 로버트가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 로엘 산토스를 불러들였다. 그러나 호주 2루수 로버트 글렌다이닝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쿠바는 5회 말 경기를 뒤집었다. 무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알프레도 데스파이네가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2사 만루에선 요엘키스 구이베르트가 2타점 적시타를 쳐 4-1로 달아났다. 호주는 6회 초 윈그로브의 투런 홈런으로 한 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쿠바 계투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쿠바는 2010년을 끝으로 사라진 세계선수권에선 17번 중 11회나 우승했다. 한국 프로야구가 차용했을 만큼 성공적인 지역 연고제를 기반으로 한 자국 리그 덕분에 아마 최강의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했다. WBC에서도 2006년 1회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하지만 이후 세 대회 연속 8강에서 탈락했다. 주요 선수들이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망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망명한 선수들의 국가대표 복귀를 허용했다. 데스파이네와 리반 모이넬로 등 일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대거 합류하면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도쿄(일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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