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넘어 인공지능… 이통사 신세계 연다

조민아 2023. 3. 1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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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트렌드] SK텔레콤 ‘AI회사 전환’
KT ‘원팀’으로 초거대모델 구축
LG유플러스, 제조업 중심 활용
인천공항~서울 UAM 개발 움직임


국내 통신사들이 ‘탈(脫)통신’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통신 외에 혁신기술로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자료: SK텔레콤 제공


‘AI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SK텔레콤은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출시한 초거대 AI 서비스 ‘에이닷(A.)’을 최근 업그레이드했다. 이용자와의 대화 내용을 장기적으로 기억하는 기술과 ‘이미지-한글 텍스트 쌍’ 데이터를 학습해 표현 능력을 높였다. SK텔레콤은 2016년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AI스피커 ‘누구’를 출시, AI 자연어 처리와 언어 모델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오픈AI의 GPT-3에 한국어를 학습시킨 모델인 에이닷을 개발했다. SK텔레콤의 AI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 ‘비전AI’는 최근 SK쉴더스, 로봇업체와 함께 만든 자율주행 AI 순찰로봇에 적용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초 AI 반도체 사업 부문을 분사시켜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사피온’을 설립, AI반도체 개발 영역에도 뛰어들었다. 근 몇년 간 사내에선 AI 사업 분야의 인력과 조직이 강화되는 추세였다고 한다.

자료: KT 제공


KT는 초거대 AI ‘믿:음(Mi:d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믿음을 상반기 내에 상용화하고, 연내 2000억 파라미터 규모 모델로 확장하는 게 목표다. KT는 지난해 AI반도체 설계 기업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로 투자했고, 앞서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에도 지분 투자했다. KT는 202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카이스트 등과 ‘AI 원팀’을 구성해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나섰다.

KT는 최근 주주총회 소집공고에도 AI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공고에는 “5G를 기반으로 KT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도록 추진함으로써 혁신·경쟁력 제고를 위해 AI 컴퍼니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써 있다.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인 윤경림 사장은 KT의 디지코(DIGICO)에 이어 ‘디지.AI(DIGICO+AI)’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자료: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AI 통합 브랜드 ‘익시(ixi)’를 공개했다. 해당 서비스는 카타르 월드컵부터 AI 스포츠 경기 예측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익시는 인공지능 고객센터(AICC) 콜봇과 소상공인을 위한 콜봇 서비스인 ‘우리가게 AI’, U+tv 콘텐츠 추천에도 활용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AI·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3 스마트공장·자동차산업전’에 통신사 중 유일하게 참여해 15종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생산라인을 학습한 AI가 제조 과정이나 품질 검사에서 이상 상황을 감지해 기록하는 솔루션이 주목을 받았다. LG유플러스는 로봇자동화 플랫폼 업체 ‘빅웨이브로보틱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로봇 시장 내 점유율 확대도 노리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제조업 중심인 LG그룹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또 다른 사업은 UAM이다. 통신 3사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와 한국형 UAM 실증사업을 위한 ‘K-UAM 그랜드 챌린지’ 협약을 맺었다. 두 단계의 실증을 거쳐 오는 2025년 인천공항과 서울 도심을 20분 내에 오가는 UAM 개발이 목표다.

이처럼 통신 3사가 혁신기술 사업에 열을 올리는 건 이동통신 가입자 포화 상태로 성장 정체기가 지속돼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AI가 대세인 시대에서 그간 통신사들이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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