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넘어 4050 관객까지 잡는다…저변 넓히는 뮤지컬 시장

박정선 2023. 3. 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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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컬계 시장은 작년 매출 4000억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월15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공연을 마치고 지역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도 관객 저변을 넓힌 작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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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컬계 시장은 작년 매출 4000억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 2022년 공연 티켓 판매액은 5588억원으로, 이 중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약 4252억원에 달했다. 전체 판매액의 76.1%에 해당하는 수치다.


뮤지컬 '다시, 봄' ⓒ서울시뮤지컬단

그런데 업계에선 팬데믹을 이겨내고 얻은 값진 성장에 대한 기쁨과 함께, 다양한 연령층을 품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국내 뮤지컬 업계는 다양한 관객층이 존재하는 세계 공연 시장과는 달리 특정 집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을 예매한 예매자 수는 약 139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2030 관객이 무려 78.1%(각각 41.4%, 36.7%)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반해 4050 관객은 21.9%(각각 16%, 5.9%)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도 영화나 콘서트 등의 업계에서 4050 세대가 ‘빅컨슈머’로 떠오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뤘지만, 그에 따른 기형적인 구조를 해결하는 것을 과제로 여겨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제작 시스템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일부 세대에만 집중되어 있는 관객층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4050세대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작품이 없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강한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볼 만한 작품이 없어서 소비를 못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에 따라 최근엔 뮤지컬 시장에서도 4050 세대를 품으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뮤지컬단의 ‘다시, 봄’이 대표적이다. 15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이 작품은 딸로, 아내로, 엄마로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 새 중년이 된 일곱 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지난해 10월 초연에 이어 5개월 만에 재연이다.


이 작품은 2030세대 관객에 편중되어 있던 여타 작품과는 달리 4050 관객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티켓 예매자 통계에 따르면 이 작품은 15일 기준 4050 예매자가 61.3%(각각 17%, 44.3%)로 가장 높다. 2030 예매자는 28.4%(각각 17%, 11.4%)다.


지난 1월15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공연을 마치고 지역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도 관객 저변을 넓힌 작품 중 하나다. 현재는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공연(3월17일~19일까지)을 앞두고 있는데, 예매자 통계를 살펴보면 4050 예매자가 49.8%, 2030 예매자가 44.9%로 각각 집계됐다.


이밖에도 홍콩 누아르의 전설로 불리는 우위썬(오우삼) 감독의 영화 ‘영웅본색’은 지난 2020년 뮤지컬로 다시 만들어지면서, 뮤지컬계에선 보기 드문 4050대 중장년 남성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당시 제작사에 따르면 티켓을 실제 구매하는 단체 중 중년 남성 관객 비율이 무려 73%에 달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른 변화도 관객 저변을 넓히는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꾸준히 공연되어 온 뮤지컬 대작의 경우, 2030 세대였던 고정 관람층이 현재 4050 세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를 몰고 온 것이다. 대표적으로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의 관객층을 들 수 있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현재 4050 세대의 문화적 욕구는 늘어나고 있고, 소비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다. 공연장이 낯선 4050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뮤지컬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저변을 넓히지 않는다면 성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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